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06.09 17:53
  • 호수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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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백운산 등산로, 광양만 지키기…우리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해요!”
백운산을 시민의 품으로 되찾아와 지켜내겠다며 회원들과 함께 등산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매년 6월 5일은 환경의 날로 이 날에 맞춰 다양한 환경 행사들이 열린다.

특히,‘아이양육하기 좋은 도시’를 내세우고 있는 광양은 어느 지역보다 환경에 관심이 많아 모든 시민들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안전하고 좋은 환경’의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지역에는 다양한 환경단체들이 활동하면서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광양지역 환경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앞장서는 환경 지킴이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무장된 논리로 지역 내 환경관련 집회나 주민설명회에서 개발을 원하는 관계자들을 향해 반대 의견을 던지는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도 그 중 한사람이다.

박 사무국장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 취직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워킹맘의 길을 걸었다. 평범한 그녀가, 더구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광양에 와서 지역사람보다 더 열심히 지역의 환경을 지켜나가려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다.

서울태생인 박 사무국장은 함평이 고향인 남편을 서울에서 만나 결혼했다. 살기에 각박하고 여유 없다는 서울에서 40여 년을 살아 온 서울 토박이 그녀가 시댁 함평에서 체험한 것은 작은 충격이었다.

자식들을 위해 오랜 세월 고생하며 살아 온 친정 부모님이 지금도 노후를 보장 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가진 것 많이 없어도 시골에 사는 시부모님의 여유로운 노후를 보면서 느낀 바가 컸다.

그녀는 시부모의 삶과 친정 부모의 삶을 보며‘아, 더 이상 서울이 답이 아니다’고 느꼈다고 한다. 박 사무국장은 남편과 상의 끝에 지방으로 내려가기로 결심하고 살 만한 곳을 찾아 여행 겸 답사를 했다. 시댁이 전라도라 평소 전라도에 대한 편견이 그다지 없었기에 전라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하고 여수·광양·순천을 돌아 본 결과 광양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결심한 지 3개월 만에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2009년에 광양읍으로 내려와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며 바쁘게만 살아 온 박 사무국장에게 광양은‘느리게 움직여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말 그대로 천국 그 자체’였다. 일은 하지 않고 석 달여를 쉬면서 매일 도서관을 다니며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열심히 읽었다.

서울에 사는 동안,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환경단체에 소속되어 주말을 이용해 관심을 갖고 활동해왔던 박 사무국장은 광양에서도 환경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2009년 녹색연합이 생기면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올해로 8년째 지역의 환경전문가로 활동해온 박 사무국장은 그동안 △백운산과 섬진강, 광양만 갯벌의 생태보전·보호 활동 △생태계 파괴 현장의 문제에 대한 감시와 대응 △생태 순환형 사회건설을 위한 환경문제 해결 △대안제시 및 정책제안과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되지는 않고 있는지 등 지역 내 민감한 환경이슈에 대해 감시하고 시민참여를 이끌어 내는 교육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지역 내 환경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에는 훼손된 등산로와 백운산 둘레길 코스개발로 백운산이 상처를 입고 있음에도 전혀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서울대의 무책임함을 비난하며 백운산을 시민의 품으로 되찾아와 꼭 지켜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요즘, 지역의 뜨거운 이슈인‘바이오매스 발전소’건립에 대해서도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

박 사무국장은“사업자 측은 석탄 대신 우드펠릿, 우드칩 등 석탄대신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 친환경 발전소라고 주장한다”며“하지만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저가의 보장되지 않는 연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친환경 발전소 유지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충일인 지난 6일에는 진상면 비촌마을 주변에서 시민들과 새끼두꺼비 이동 돕기 캠페인을 펼치며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널리 알렸다. 해마다 5월 초중순이면 새끼두꺼비들이 산란지에서 서식지로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가뭄 때문에 뒤늦은 이동에 나선 것이다.

녹색연합은 수년전부터 도로에서 떼죽음을 당하는 섬진강 두꺼비를 살리기 위해 △도로 주변 양서파충류 로드킬 조사 △전남대와 두꺼비서식지조사 및 행동권 조사를 실시해왔다.

이에 5개의 생태통로를 조성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도로 앞 수로정비형태로 간신히 생태통로 1곳만을 조성했을 뿐 유도막 설치나 수로정비는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생태통로 조성이 더딘 이유는 인근 일부 주민들의 반대와 수로정비 예산 부족 때문이다.

박 사무국장은“일부 주민들이 두꺼비가 독이 있어 두꺼비들이 지나간 채소를 먹으면 안 된다거나, 두꺼비 오줌을 만지면 눈이 먼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수완 사무국장은“산업단지로 둘러싸인 광양은 환경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백운산, 섬진강, 광양만 등 천혜의 자연을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히 물려주도록 환경의 날을 맞이해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