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문화관광재단’확대 추진…진통 예상
문화재단→‘문화관광재단’확대 추진…진통 예상
  • 이성훈
  • 승인 2017.06.16 17:56
  • 호수 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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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재단 설립‘피로감’높아, 재원마련도 큰 과제…보육재단 이후에나

광양시는 이성웅 전 시장 시절 추진됐다가 민선 6기 들어 흐지부지 됐던 문화재단 설립을 재추진하되‘문화관광재단’으로 확대, 설립할 방침이다. 하지만 보육재단 설립이 최근 진통 끝에 의회를 통과하는 등 재단 설립 자체에 대해 의회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문화관광재단을 시의 계획대로 설립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현실적으로 민선 6기 정현복 시장 임기가 끝나는 2018년 6월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 시장은 지난 12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공약 추진상황 보고회에서 문화재단 설립을 보육재단 설립 및 운영 안정화 후 추진하겠다는 문화예술과의 설명에“보육재단을 설립한 만큼 이제 문화재단 설립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정 시장은“문화재단 대신 문화관광재단으로 확대해 설립해야 한다”면서 “우리 지역으로서는 다소 어려운 현실일 수 있지만  문화와 관광을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단 설립은 이성웅 전 시장이 임기를 약 1년 정도 남겨두고 야심차게 추진했던 정책이었지만 2013년 6월 문화재단 설립 조례가 의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그동안 문화계와 시민사회단체, 지역언론사 등을 초청해 설립이 타당한지 토론회도 펼치고 의회에 수차례 동의를 구했지만 문화계를 제외하고 문화재단 설립에는 반대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반대의 핵심은 재원 마련이었다. 백운장학회,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이 있는 상황에서 재단을 하나 더 설립한다는 것은 결국 시민, 기업체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다 문화재단을 설립할 경우 공무원 자리보전과 15만 도시에 재단이 또 있을 필요성이 없다는 여론도 있었다. 결국 문화재단 설립 조례안은 2013년 6월 의회에서 부결된 후 흐지부지 된 채 바통을 정 시장이 공약으로 이어받았다.    

민선 6기가 시작되면서도 문화재단 설립은 단 한 차례도 진전되지 않았다. 정 시장의 최대 공약 중 하나인 보육재단 설립에 시가 온 힘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보육재단 설립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시가 세 번이나 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한 끝에 통과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은 보육재단 설립 조례안은 지난 4월 통과했으며 이달 안에 출범할 예정이다. 

보육재단 후유증

문화관광재단 설립 오래 걸릴 듯

 

시는 도립미술관을 비롯해 창의예술고 등 문화 인프라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재단 설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정 시장이 문화재단을 문화관광재단으로 확대해 설립하려는 배경은 문화와 관광을 서로 뗄 수 없고, 지역에 관광지가 부족하지만 절대 관광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 상황으로서는 문화관광재단 설립이 당장 추진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보육재단 설립 사례를 살펴보면 문화관광재단 설립은 더욱더 험난하기 때문이다. 당장 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정 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한 보육재단도 임기 3년째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여기에다 복지재단과 보육재단, 백운장학회까지 있는 마당에 문화관광재단 설립은 자칫‘재단 피로감’에 몰려 더욱더 진통을 겪게 될 전망이다.

재단 설립에 공무원 자리보전, 이중 지원 등 여러 가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의회로서는 문화관광재단 설립에 대해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노신 의원은“아직 보육재단 출범도 안됐는데 벌써 문화재단 설립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보육재단을 어떻게 운영하고 제대로 하고 있는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진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인구 15만 도시에 또 하나의 재단을 만든다면 결국 준조세 성격으로 시민과 기업들에게 부담만 줄 것 아니냐”며“시가 문화와 관광에 대한 절박함은 이해하지만 문화관광재단 설립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필요성이 있을 때 추진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설립 예정인 광양문화관광재단 설립 자산은 50억원으로 이사장과 이사, 감사 등 임원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시는 문화재단이 도립미술관과 창의 예술고 유치와 더불어 문화융성 및 문화도시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주체로 필요하다고 판단, 내부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각종 축제를 전담하는 법인 성격의 축제추진위원회와 광양시 관광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관광진흥협의회의 구성 필요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와 관광이 융합된 문화관광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