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보이
마마보이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0:10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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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탁 - 전 광양 교육장
중부전선 최전방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단순한 총기 사건이 아니라 고참병의 언어 폭력에 불만을 품은 육군 사병이 내무반에서 자고 있던 동료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하여 8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대형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겠다고 몸무게를 억지로 줄이고 국적을 버리는 등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않는 부유층을 보면서 천금보다 더 귀한 자식을 군대에 보내놓고 늘 마음 조리며 사는게 부모의 가슴인데 이런 끔찍한 사고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군대는 군기가 생명이라서 상하급자간에 명령계통이 뚜렷하고 상명하복 해야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상급자가 하급자를 폭행하는 기합이 당연시되고 묵인되어져 왔다. 이러한 기합주는 행위는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하에 상급자의 기분 여하에따라 개인적인 화풀이로도 이용되기도 하였고 무료한 병영생활 중에서 하급자를 괴롭힘으로써 그것을 보고 즐기며 만족하는 상급자들의 욕구충족 내지는 자기과시를 목적으로 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특히일제시대 제국주의 군대에서 비롯된 갖가지 야만적인 기합의 사례는 우리 군에서도 그대로 전통처럼 이어져 군대를 다녀온 사람치고 기합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필자도 60년대 초반에 군에 입대하여 훈련병 시절에 분대장 직책을 맡았는데 분대원들이 변소 청소를 잘못했다고 대표로 기합을 받는 일이 있다. 그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기상과 동시에 전체 분대원들이 비를 맞으면서 변소 청소를 깨끗히 하였다. 그러나 식사를 끝내고 훈련을 받으러 가기위해 중대원들이 전원 연병장에 집합 했을 때 호랑이처럼 무서운 기간병이 앞으 로 불러내더니 엎드려뻗쳐를 시켜놓고 곡괭이 자루로 엉덩이를 열대나 때렸다.

아무리 청소를 깨끗히 했지만 비오는 날이라서 식사 후 병사들이 드나들면서 많은 발들이 밟았으니 변소 바닥이 더럽혀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얻어맞고도 아무 하소연도 하지 못하는 게 당시의 군대였다.

그 후로 사회가 민주화되고 인권이 중시되면서 군대의 환경도 개선되어 화장실도 수세식으로 변하고 병영내에서의 폭행도 근절된 것으로 알고 있다.

몇년 전 전방을 시찰할 기회가 있어 동부전선 모 부대의 군인막사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는데 급식도 자율급식을 실시하여 양호하였고 TV, 공중전화, 오락시설, 샤워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었고 사단장 이하 전체 지휘관들이 사병들을 친 자식처럼 따뜻하게 보살피는 모습을 보고 ‘이런 생활이면 누가 군대를 기피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으며 “아침 저녁으로 전화통을 붙들고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마마보이들이 더러 있어 걱정이다.” 라고 사단단장이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였다.

‘미운 자식은 떡 하나 더주고 예쁜사직은 매 하나 더 때린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의 전통교육방법은 엄한 가정교육이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조상들은 자식을 가르칠 때 사랑스런 마음은 내면에 감추고 회초리를 들고 엄한 교육을 시켰다. 공부를 배우기에 앞서 먼저 사람됨을 으뜸으로 내세웠다. 그러기에 어려서부터 집안 일을 도우면서 바르고 굳세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떠한가? 사회가 급속히 서구화되고 가정이 핵가족화 되면서부터 자식의 장래는 생각지 않고 감싸고 얼르면서 기르기 때문에 어려부터 무엇이든지 자기의 욕구대로 하려들고 어려운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식당에 가면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려와서 팽개치고 자기들끼리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난장판을 친다. 식당 주인은 차마 말도 못하고 보다 못해 옆에 앉은 손님이 아이에게 한마디하면 ‘왜 우리 아기 기를 죽이느냐?’ 고 달려든다.

전에는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싸우면 어머니가 나와서 자기 자식을 때리면서 말렸다. 그러나 요즈음은 아이드리 싸우면 엄마가 나와서 상대편을 때리며 자기 자식을 감싸니 아이 싸움이 금방 어른 싸움이 된다.

조그만 고통을 참지 못해 금방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고 순간적인 충동을 참지못해 친구를 칼로 찌르고 부모를 칼로 찌르는 끔찍한 사건들을 보면서 자녀들의 장래를 생각하는 부모라면 귀여운 자녀들을 유약한 마마보이로 키우지 말고 줄기찬 의지와 끈기로 자기를 개척할 수 있도록 바르고 굳세게 길러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입력 : 2005년 06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