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에서 현재까지…
선사시대에서 현재까지…
  • 이성훈
  • 승인 2017.06.30 17:51
  • 호수 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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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섬진강의‘보물’ ‘

 ‘울창한 소나무 군락’

진월면 오사리 돈탁마을 소나무길

섬진강을 보러 갈 때면 늘 설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하다는 섬진강. 이런 섬진강의 맨 마지막 여정지가 광양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곳 하늘 아래서 숨쉬며 생활한다는 것은 축복이다. 태인동을 지나 굽이굽이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라 진월면 깊숙이 들어가면 오래된 소나무가 울창한 마을이 있다.

진월면 오사리 돈탁(敦卓)마을. 돈탁마을은 섬진강변에 형성된 조그만 계곡 비탈면에 자리 잡고 있다. 돈탁마을은 선사시대 유적이 나온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83년 돈탁마을의 조개더미가 지표조사를 통해 처음 발견되었는데  당시 숫돌과 신석기시대 토기 편 등이 발견되면서 신석기시대 조개더미로 널리 알려진 것이다. 당시 출토 유물로는 기원전 3000년~2000년 시기로 추정되는 여러 토기 조각과 갈돌 1점, 동물 뼈 등이 나왔다고 한다.  조개류로는 갓굴을 비롯해 참굴, 꼬막, 백합 등이 출토된 곳이기도 하다.

돈탁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이 장승과 솟대다. 마을 표지석이 있는 곳에는 우락부락하면서도 정겨운 장승이 떡하니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곳에는 수호대장군을 시작으로 장승 여덟 개와 솟대가 있는데 장승의 이름도 ‘수호대장군, 수호여장군, 애, 효, 정, 락, 충, 효’로 제각각 다르다. 장승들이 마을뿐만 아니라 울창한 소나무 숲도 지켜준다.

돈탁마을에는 약 100여그루의 소나무가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과거에는 수백그루가 숲을 이뤘다고 한다. 돈탁마을 숲은 중종 23년(1528년) 광양 현감인 박세후가 광양에 부임하고서 각 고을을 순방하던 중 마을 앞 제방에 우거진 송림(松林)을 보고 광양 8경의 하나로 지정했다고 전해진다.

돈탁마을 송림은 10년 전인 2007년 생명의 숲 국민운동과 산림청, 유한킴벌리가 주최한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마을 숲 부문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약250년 수령의 소나무들이 아름다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섬진강변 제방의 방풍림 역할을 든든히 해주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경관뿐만 아니라 소나무길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돈탁마을 소나무는 마을 수호신이자 친근한 이웃이다.

그래서인지 아담한 마을만큼 작은 숲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어른들이 한 팔에 껴안을 수 없을 정도로 우람한 자태를 자랑하는 소나무들이 널려있다. 마을과 숲이 인접해 주민들이 방풍, 휴양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는데 솔숲을 거닐다보면 작은 정자와 간단한 운동기구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게 보인다.

소나무 숲길은 그렇게 길지 않지만 울창한 나무를 바라보며 천천히 걷다보면 섬진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과 나무에서 들리는 바람소리에 저절로 명상에 잠기게 된다. 돈탁마을 소나무길의 매력은 도로를 바로 건너면 굽이굽이 펼쳐진 섬진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 섬진강변을 따라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고 둔치에는 온갖 꽃과 나무가 탐방객들을 반겨준다. 해마다 5월말에서 6월초면 오사리 섬진강변 일대는 꽃양귀비가 장관을 이루는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섬진강 제방을 따라 하염없이 거꾸로 걷다보면 저 멀리 섬진강 자전거길 시작인 태인동 수변공원까지 이어진다. 한여름이지만 섬진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꽤 시원하다. 시원한 얼음물 챙겨 돈탁마을과 섬진강변을 거닐며 폭염 속의 여유를 즐겨보자.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와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