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우리 친구들이 쓴 동시를 보면서 이런저런 평을 하는 자체가 필요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유롭고 기발하고 잠재적인 것들이 무한대로 들어있기 때문이에요. 비록 부자연스럽다 해도 행과 행, 연과 연 사이에 숨겨진 뜻을 가늠해보면 어린이들만의 감정이 얼마나 재미있고 사랑스럽게 박혀있는지 모릅니다.
요즘 이런 재미에 자신들도 푹 빠졌는지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면서 동시 쓰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안효준 학생의 동시는 체험에서 우러나온 시라서 공감이 가지요. 체험하지 않고 생각으로만 쓴 시는 진정성이 없어서 감동을 주지 않아요. ‘고추밭’은 고추를 한 입 물면 입이 맵다는 것을‘고추가 타네’라고 표현해서 반전의 재미가 있어요. 핵폭탄은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니 이것을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비유하면 더 좋겠지요.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다 글의 소재가 될 수 있어요. 오늘은 어떤 소재를 찾아볼까 하고 집을 나서 보세요. 뜻밖의 신기한 소재를 발견하게 될 거예요.
<동시>
광양중진초등학교 3-6 안효준
고추밭
대롱대롱 고추들이 밭에 있네
한 입 앙 물면 입에서
불이 쏴아아
고추들이 타네
입 안에서 팡팡팡
핵폭탄이 따로 없네
붉은 고추에는
농부들의 뜨거운 마음이
들어있네
올해도 고추가 맵겠네
한가족
바다에는
게 물고기 조개가 사네
마치 우리가 모여 사는 것처럼
게 물고기 조개는
파도가 치면 흩어지네
흩어져도 원래 한가족
모여도 원래 한가족
힘들어도 꼭 붙으려하는
화목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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