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손잡고 노래 부를 때 가장 행복”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손잡고 노래 부를 때 가장 행복”
  • 이성훈
  • 승인 2017.07.21 19:10
  • 호수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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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박수만 살살 치며 겸연쩍어 하는 어르신들도 흥이 올라가면 우리들과 함께 덩실덩실 춤추며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몰라요. 이런 맛에 열심히 봉사합니다.”

2011년 8월‘잊을 수 있다면’이라는 곡을 타이틀로 첫 앨범을 내고 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 연희 씨. 그는 가수활동과 함께 요양원과 경로당 곳곳에서 다양한 봉사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수 생활을 한지는 이제 19년 정도 된다. 처음 무대에 섰던 기억도 생생하다. 태인동 노인위안잔치에 초대받으며 정식으로 가수에 데뷔했는데 얼마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긴장했는지 모른다. 이후 여러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점차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연희 씨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불렀다. 워낙 노래부르기를 좋아해 초등학생 때는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고등학생 시절엔 그룹사운드에서 노래를 불렀다. 대학시절엔 여성 5인조 밴드를 결성, 리드싱어로 활동하기도 했다.

연희 씨는“어머니가 노래를 상당히 잘 부르는데 그 재능을 이어받은 것 같다”며“자녀들도 예체능을 전공하며 엄마의 재능을 그대로 받아서 기분이 참 좋다”고 말했다.

노래를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한지는 8년 정도 된다.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요양원과 경로당 등 사회복지시설을 두루 다니며 노래로 재능기부하기 시작했다.

연희 씨는“초창기에는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 부르면 얼마나 눈물이 많이 나오는지 주체를 할 수 없었다”며“주름 가득한 손으로 저의 손을 잡아주실 때마다 눈물이 핑 돌았다”고 회상했다. 이제는 단련이 되어 지금은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나오지 않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항상 마음이 찡하다고 한다.

봉사를 할 때마다 부산에 계시는 어머니를 자주 뵙지 못한게 늘 미안할 뿐이다. 그는“약간 치매가 있는 어르신이 제 노래를 듣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봉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이분들의 힘을 듬뿍 받고 더욱더 열심히 활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희 씨에게 봉사는 무엇일까. 그는 “봉사에는 답이 없는 것 같다”며“그냥 좋다”고 간단히 말한다. 연희 씨는“사람들마다 자기 형편에 맞춰 환경정화, 말벗, 안마, 공연 등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저는 노래를 통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이 세상에 어떤 형식으로든 봉사하는 분들은 모두 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현재는‘천사소리 음악봉사단’과 함께 매월 두세 차례 요양원이나 노인 병원, 경로당 등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광양을 비롯해 순천, 고흥, 여수 등 전남동부권은 물론 하동, 남해 등 경남권에도 달려간다. 공연을 할때면 전국 곳곳을 다니며 무대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한다. 연희 씨는“봉사를 하면서 저희들도 많은 위로를 받고 큰 힘을 얻어 간다”며“앞으로도 저를 원하는 곳이라면 항상 달려가 보잘 것 없는 솜씨지만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희 씨는 부산이 고향이다. 광양에 온지는 30년 정도 된다. 결혼하면서 광양에 정착한 후 잠시 순천에 살다가 이제는 완전히 광양에 정착했다.

연희 씨는“광양제철소가 막 설립할 때 이곳에 왔는데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중마동을 보면서 처음에는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며“도시에서 살다가 이곳에 오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30년이 지난 광양은 상전벽해다. 연희 씨는“광양의 발전상을 저도 낱낱이 기억하고 있다”면서“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도시로 탈바꿈해서 얼마나 살기 좋은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이제는 부산에서 도저히 못살 것 같고 광양이 최고다”며“늘 정감 가는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다”고 웃었다.   

연희 씨는 올 하반기부터 앨범을 준비, 내년에 음반을 발매할 계획이다. 민요풍 음반을 발매할 예정인데 워낙 민요를 좋아해 우리 전통음악과 현대 음악을 접목시킨 음반으로 또 다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연희 씨는“앞으로도 어르신들 얼굴에 행복한 웃음이 지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시민들도 저를 보면 항상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