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강면 명암마을‘사직단’발굴…도내 최초, 형태와 구조가 완벽
봉강면 명암마을‘사직단’발굴…도내 최초, 형태와 구조가 완벽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07.28 18:21
  • 호수 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문 평기와편, 자기편 등 유물 출토…복원 계획, 문화재 지정 신청 계획

봉강면 석사리에서 토지신과 곡식신에게 풍작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곳‘봉강 사직단’이 도내 최초로 발굴돼 500년 전 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7일 발굴. 공개된‘봉강 명암 사직단’은 신증동국여지승람과 광양군지(1925년)에‘현의 서쪽 5리에 있음’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조선 건국과 함께 유교적 정치이념이 확립되면서 부터 나라에서 행하는 오례(五禮) 중 고례(古禮)를 시행하기 위한 예제건축물로서 토지를 주관하는 신(神)과 오곡(五穀)을 주관하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례시설이다.

이 사직단은 봉강면 명암마을 남쪽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조사결과, 외곽에 석렬(石列)이 둘러져 있고 중심부에 상하 2단의 구조를 갖췄으며 동서남북 네 방향에 출입시설이 설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경칠 (재)전남문화재연구원 부원장은“호남지역에서는 최초로 발굴된 사직단으로서 형태와 구조가 완벽하다. 제사 터 자체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방형의 돌로 만든 자연석으로 확인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재)전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발굴 과정에서 담장과 축대사이에서 기와 등 유물이 출토됐다. 유물의 흔적으로 봐서 조선초기에서 후기까지 유지·보수 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비는 없어진 상태지만 돌들의 흔적으로 봐서 비석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주 출입구는 홍살문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상종 학예사는“훼손을 막기 위해 발굴 전의 상태로 복토를 할 계획이다. 발굴을 통해 확보된 자료는 사직단의 복원과 문화재 지정 신청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명암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멧돼지가 다니고 잡풀이 우거진 묵은 대밭인 줄만 알았는데 그런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광양시는 유적의 훼손을 방지하고, 학술적 고증을 통해 유적의 정확한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재)전남문화재연구원과 학술용역 계약을 체결,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허가를 받아 지난 7월 5일 조사에 착수해 28일까지 21일간 조사를 진행했다.

한편, 우리나라‘사직단’은 조선 태조 2년이던 1394년 궁 서쪽에 사직터를 정하고 제사를 지내왔으나 1908년 통감부의 칙령으로 폐지됐다.

서울과 전북 남원, 충북 보은, 대구, 경남 창녕, 산청 등 6곳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중 남원, 대구, 창녕 사직단 3곳은 발굴·조사 후 정비복원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