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가뭄’…백운수련관 수영장, 30년 만에 운영 중단
‘심각한 가뭄’…백운수련관 수영장, 30년 만에 운영 중단
  • 이성훈
  • 승인 2017.08.11 18:11
  • 호수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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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으로 변한 백운저수지, 감 수확량 떨어질 듯

계곡이 마르고 주요 하천에도 물 대신 풀이 우거지는 등 장마철에도 비다운 비가 오지 않은 광양 지역의 가뭄이 심각하다.

포스코가 매년 여름마다 운영하고 있는 백운수련관 수영장도 가뭄으로 올해는 운영이 중단됐으며, 농작물은 큰 피해는 없지만 수확을 앞둔 감이 가뭄과 고온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광양시 안전총괄과에 따르면 지난 40일 간 광양지역 강우량을 살펴보면 평균 119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한달 동안 평균 116mm의 비가 내렸으며 8월은 9일 현재 3mm의 비가 내렸다.

지난해에도 7~8월 강우량이 245mm로 마른장마였는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강우량을 기록했다. 강우량 119mm는 장마 기간에 보통 하루 정도면 쏟아지는 양인데 40여일 동안 이 정도 밖에 내리지 않은 것은 올해 마른장마가 얼마나 심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역별로 보면 더욱더 심각하다. 백운산 자락인 봉강·옥룡지역 강수량을 살펴보면 봉강은 86mm, 옥룡은 102.5mm의 비가 내렸다. 비가 가장 많이 내린 지역은 골약동으로 강우량 185mm이며 중마동은 141mm의 비가 내렸다. 산자락에 많은 비가 내려 물을 가득 품고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도심 지역보다 강우량이 적었다.

심각한 가뭄으로 봉강·옥룡계곡 대부분이 바닥을 드러냈다. 여기에다 1988년 개장한 백운수련관 수영장은 30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백운수련관 수영장은 매년 7월 하순부터 8월 15일을 전후로 20일 이상 운영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는 야외수영장과 텐트야영장 등을 무료로 개방하는데 포스코 직원들과 광양시민들이 하루 평균 1200여명 정도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피서지로서 각광을 받았다.

야외수영장에는 대형 워터 슬라이드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물놀이 풀을 갖추고 넓은 텐트야영장도 있어 광양지역의 유일한 물놀이 테마파크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올해는 가뭄으로 운영을 중단하고 말았다.

포스코 관계자는“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장마기간에 비가 집중적으로 오면 계곡에 물이 풍부해 수영장을 개장했는데 운영을 중단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가뭄으로 인해 수영장 물을 채우기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농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어 올해는 불가피하게 수영장을 개장할 수 없었다”며“비가 풍족히 내려 계곡에 물이 넘쳐 흘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일찌감치 바닥을 드러낸 백운저수지는 맨 앞을 제외하고 이미 초지로 뒤바뀌었으며 옥룡 솔밭섬 주변 하천을 비롯해 주요 하천도 이미 풀로 가득 뒤덮힌 상태다.

조춘규 안전총괄과장은“곳곳에 계곡이 마르고 하천도 물 대신 풀로 뒤덮인 곳이 많다”면서“앞으로도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밭작물의 경우 어느 정도 피해는 있지만 농작물은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농작물이 근근이 버틸 정도의 비가 수시로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확을 앞둔 감은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봉강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한 농가는“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온데다 가뭄도 심각해 가을에 수확 예정인 감이 붉은 점이 생기고 열과현상(과실이 터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지난해 수확량 보다 1/3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여 큰일이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