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훈
윤영훈
  • 광양뉴스
  • 승인 2017.08.11 18:23
  • 호수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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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아동문학가광주 •전남아동문학인회 회장

5·18, 영화로 소통하다

 

요사이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상영됨으로써, 광주에서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 새벽까지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을 중심으로 계엄군의 진압에 과감히 맞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이후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의 원동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이 운동정신을 본받아 독재정권을 타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2008년 이후 합창으로 대체되었던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민중가요인‘임을 위한 행진곡’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9년 만에 모두가 손을 잡고 마음껏 제창할 수 있게 되어서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37년의 숱한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도 광주 밖의 사람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폭도에 의해서 일어났다거나, 심지어는 북한군이 공수부대의 군복을 입고 내려와서 일으킨 사건으로 여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슴이 무척 아팠다.

그런데 영화 <택시운전사>는 이방인인 주인공(만섭)의 눈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냄으로써 날조된 역사를 바로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영화 속 장면에 길거리에 주인 잃은 신발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것처럼 광주에서는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간 사람들이 너무도 많았다.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세상에 알려 달라”는 광주시민들의 피맺힌 외침을 평범한 택시운전사들이 해낸 것이다. 물론 5·18의 참혹한 실상을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전 세계에 알렸지만, 그 배후에는 수많은 택시운전사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우린 기억해야 할 것이다.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이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5·18의 참혹한 현장에서도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주먹밥을 나눠주고, 부상당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병원으로 옮기는 광주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었다.

무차별적으로 죄 없는 시민들에게 총을 쏘는 계엄군들의 잔인한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 오버랩되어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문득‘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머리를 스친다.

 

 밤을 몰아낸 성난 함성이/ 잡초처럼 다시 살아나/ 무딘 가슴마다 메아리 지고// 들불같이 번지는 햇살에/ 거대한 산이 불끈 솟아나/ 생명의 물결이 넘치고 있다// 길고 쓰라린 역사의 언저리에서/ 이름 없이 사라진 민초들의 한이/ 5.18의 공동묘지 위에/ 날로 시퍼런 빛을 내고 있다// 뜨겁게 부서지는 외침이/ 현란하게 다가오는 손짓이/ 소용돌이치는 시대의 여울목에서/ 민주의 깃발되어 찬란하게 펄럭이고 있다 <윤영훈‘오월이 오면’>

 

아직도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광주에 국한된 사건이 아닌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민주화운동으로 영원히 기억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