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가 안 돼요
소화가 안 돼요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06.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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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흔히 “난 체(滯)를 잘해요”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위장의 활동력이 떨어지고 위산분비가 적절하지 않아 일어나는 병적인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위장의 대표적 질환인 ‘위염’이나 ‘위궤양’은 위산의 과다분비나 공복시 위산분비로 인해 위벽이 자극받아 염증이 일어난 상태로 주로 위산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위산분비와 그다지 관계없는 ‘위하수’라는 질환이 있는데 이는 위장의 평활근이 늘어나 위 전체가 아래로 쳐지고 적정한 위의 연동운동을 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말합니다. 위에서처럼 평소 소화가 안 되는 경우라면 ‘위하수’일 가능성이 크므로 한 번쯤 진단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하수를 판단하는 일정한 기준은 없으나, 위가 아래로 쳐져 위의 연동운동이 주로 아래쪽에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야위고 무력한 체질에 많고 특히 여성에게 많습니다. 체질적으로 여위고 약한 사람, 중병 후의 영양저하 상태에 있는 사람, 자주 빈혈상태로 있는 사람들은,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위장의 평활근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여, 위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고 늘어나 아래로 쳐지게 됩니다.

 최근에는 바쁜 현대생활에서 불규칙한 식사생활, 절식과 폭식의 반복, 과중한 스트레스, 자극적인 식사 등으로 위의 크기가 늘어나고 이것으로 인해서 위하수증이 생기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위하수는 한방에서 ‘중기하함(中氣下陷)’이라 하여, 비위(脾胃)의 활동력이 약해져 비장(脾臟)의 승청(升淸)한 기운이 위장의 ‘담음(痰飮)’으로 막혀 올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기’란 사람의 몸통 중, 상부의 심폐(心肺)와 하부의 신(腎), 방광(膀胱)의 가운데 비위(脾胃)의 기운을 일컫는 다른 말로서, ‘중기하함’은 곧 비위의 기운이 ‘하함’ 즉 아래로 쳐져 있다는 뜻이 되니 위하수와 같은 의미가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중기하함’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위의 기운을 북돋아 줌으로서 쳐진 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자연스런 추론이 가능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처방이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으로 글자그대로 ‘중기’를 보익(補益)하는 약입니다. 황기, 인삼, 백출 등의 약재가 주요 성분으로 기운을 살려주고 위장의 담음을 제거하는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실제 임상에서 많은 효능을 경험하였으며 한약 외에 침과 뜸치료를 병행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평소 자신이 위하수증이 있어 식후 불쾌감을 느낀다면, 증상이 나타날 때 잠시 동안 몸을 오른쪽으로 향해 누워 있거나, 의자에 한 쪽으로 몸을 기대고 편안하게 앉아 있으면 어느 정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위하수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식생활을 지켜야 합니다. 찬 음식을 되도록 피하고, 소화되기 쉬우면서 물기가 적은 것을 천천히 꼭꼭 씹어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사탕이나 초코렛 같은 단 음식, 섬유질이 너무 많은 식품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밀가루는 조직이 소화가 잘 안 되는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라면, 빵, 국수 등은 먹지 않도록 합니다. 배나 사과 같은 딱딱한 과일이나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을 드시면 도움이 됩니다. 식사 도중에는 수분섭취를 자제하고, 잠들기 전에 먹는 야식은 절대 피하시도록 하며, 평소 적게 먹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십시오. 체력이 떨어지는 분이나 약한 분들에게 많이 나타나므로 일상생활에서 아침 조깅, 가벼운 체조, 산책 등으로 하여서 체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