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 발전소 공청회 무산, 무기한 연기
바이오매스 발전소 공청회 무산, 무기한 연기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08.25 18:12
  • 호수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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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공청회 일정 다시 잡기로 결정

바이오매스 발전소 주민 공청회가 지난 5월 말 첫 번째 공청회에 이어 또 다시 무산됐다. 지난 22일 중마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이날 공청회는 골약, 황길, 하포 등 발전소 예정부지 인근주민과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양만녹색연합, 광양시어민회 등 환경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사업주체인 광양그린에너지(주)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영상녹음파일로 설명한 후 본격 토론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고길 마을에서 온 한 주민이 공청회장을 들어서면서부터“공청회 같은 것은 필요 없다. 모두 나가라, 발전소를 지으려면 사업자 집 앞에다 지으라”며 고성을 질렀고 이에 공감한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제대로 된 토론도 열리지 못한 채 결국 무산됐다.

공청회 토론 좌장 전남대 최상덕 교수가 주민들의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청회를 이어가려 하자 참석자들은 “지역민들이 이렇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공청회를 이어가려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항의했다.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오늘 토론을 위해 1200페이지가 넘는, 전공자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서를 공부하면서 발전소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찾아내서 주민들과 공유하기 위해‘제대로 된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그러나“찬반의견이 정상적으로 오갈 수 없는 격한 상황이라 토론을 할 수가 없다. 지역의 여론을 충분히 알고 있는 광양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더 충분히 수렴한 후에 책임감 있는 공청회를 열 수 있도록 공청회를 미뤄줄 것”을 주장했다.

박 사무국장은 이어“시민들이 미세먼지 등 발전소가 들어옴으로 해서 이어질 폐해들을 걱정하며 몇 달 째 싸우고 있는데 광양시와 광양시의회는 단 한번이라도 주민들의 찬반의견을 공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느냐”고 따졌다.

광양읍 강용재 씨(동서통합 남도순례길 공동추진위원회 대표)도“시민들의 의견을 먼저 모아서 다시 공청회를 진행해야 한다. 사업자 측은 순탄한 사업진행을 원하겠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사전에 갈등을 좁히는 차원에서 오늘의 공청회는 연기하는 것으로 매듭짓고 다음에 더 좋은 대안을 갖고 다시 모여서 토론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냐”고 사업자 측에 제시했다.

결국 광양그린에너지(주)와 대책위는 오는 9월 4일 새로운 공청회 일자를 다시 정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광양바이오매스 발전소는 광양그린에너지㈜가 황금일반산업단지 내 14만3653㎡부지에 6800억 원을 투자해 순수 목질계(우드펠릿)를 원료로 하는 220㎿급 규모의 화력발전소로 내년 1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광양그린에너지(주)는“환경현황 조사와 영향 예측 결과 환경영향평가법 평가기준에 부합하다”며“전문 검토기관. 관계기관과 주민의견을 반영해서 친환경 발전소를 짓겠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