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월요일
시 읽는 월요일
  • 광양뉴스
  • 승인 2017.08.25 18:19
  • 호수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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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은 소리 나는 시집이시네

詩. 박주희 광양문협 회원 전남대 평생교육원 영어 심리상담 강사 전남대 여수 융합지구조성사업단 내 심리상담 강사 여수 해양문학 시부문 대상 도서관 파견 작가 현 국제 대학원 심리학부 석사과정

빗물의 뜨락에서 툭, 투둑 풀잎보다 더 세찬 푸른 깃발을 들고

그대가 허공을 가로질러 오시네 수런수런 발소리, 무성해지시네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안개, 사방에서 목이 쉬어버리시네

아득한 빗소리 점점 세차게 나를 두들겨오면, 아직도 그대는 자욱한 체온으로, 툭, 투둑

젖은 빗물이 시집을 채 다 펼치지도 못했는데 낮으막이!

빗물로 빚은 미소로 나를 휩쓸고 지나가시네, 물빛 세찬 눈빛으로 나를 부르고 있으시네

아실까, 처음으로 입술과 눈빛과 안개는 서로 동의했다는 것을

따순 말들이 펄럭이며 허공에서 뛰쳐나와 젖은 눈, 나를 응시하시네

빗물은 소리나는 시집이시네 그대를 읊조리는 서느러운 그 가슴이 벅차서 저리 벅차서 투둑, 후두두!

그대가 나를 꽃피우기 시작한 그 때에 구름 꽃 한다발로 나를 피우기 시작한 그 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