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친화도시 조성,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6>
아동친화도시 조성,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6>
  • 이성훈
  • 승인 2017.09.01 18:09
  • 호수 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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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살기 좋은 세상은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아동권리 최우선

아동친화도시 메카‘서울시 성북구’…우리나라 최초 아동친화도시 인증

 

서울특별시 성북구의 비전은‘사람이 희망인 도시’이다. 그동안 물리적 변화에 중심을 둔‘개발도시’였다면 이제는 ‘사람중심 도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도시 안에서 주민이 더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성북구의 궁극적인 목표다. 

사람중심의 도시는 크게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는 도시 △사람에 투자하는 도시 △사람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도시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는 도시를 위해‘인권’에서부터‘참여권’,‘생활권’을 보장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인권센터를 만들고 주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아동의 권리에 주목하고 아동도 시민으로서 권리의 주체라는 인식을 강조한다.

사람에 투자하는 도시를 위해 양질의 교육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맞벌이 가정 자녀 돌봄’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람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도시를 위해 구정의 주인이 주민이며 주민 스스로 참여하고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성북구는 사람중심의 도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표권이 없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결정하는 과정은 전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문제의식과 청소년 권리의 실현을 위한 고민을 하던 중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4대 권리를 기본으로 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성북구는 이에 2011년부터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유니세프의 인도적 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13년, 우리나라 최초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선정됐고, 전국 38개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가 구성돼 아동의 권리 보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동과 청소년의 목소리와 의견을 정책수립에 반영하여 그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성북구가 지향하는 아동친화도시의 목표인 것이다.

성북구는‘어린이가 살기 좋은 세상은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비전으로 아동친화·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2013년 우리나라 최초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공식 인증을 받은 이후 △구립 돌봄센터 △아동청소년센터 △안심 귀가버스 △아동·청소년 의회 △아동친화 예산서 등의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성북구의 다양한 아동친화 정책은 다른 지자체들이 도입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성북구의 아동친화도시 조례를 살펴보면 △기본계획 수립 △어린이 친화도시의 조성 기준 △어린이를 고려한 공공이용시설 △어린이 안전시스템 구축 △어린이 건강증진 △위원회 설치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조례를 통해 아동친화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성북구가 우리나라 최초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과정을 살펴보면 아동을 위한 정책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수 있다.

성북구는 2011년 10월 아동권리 전략을 수립했는데 수요자와 과제 중심의 7대 전략과제 3개년 계획이 그것이다. 전략과제명은‘아동친화교육도시 정착(2012~2014년)’으로 8개 정책과제 36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매년 계획 수립)됐다. 이와 함께 아동권리 전담기구도 신설했다. 어린이 친화팀은 어린이 친화도시와 아동권리 업무를 총괄했는데 2014년 11월‘아동 친화팀’으로 이름을 바꿨다.

아동친화적인 법체계를 정비·보완한 것도 특징이다. 2011년 12월 성북구 어린이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어린이 친화도시 추진위원회운영과 어린이 친화도시 기본계획 수립 등을 진행했다.

아동관련 예산 확보에도 열정을 쏟았다. 2014년 4월 아동친화예산서를 자체 개발해 세출예산을 아동과 관련된 예산에 아동의 권리인 생존·보호·발달·참여권으로 코드화해 분류했다. 아동친화예산은 106개 세부사업에 1160억원 규모다. 정책대상으로 아동권리협약에 근거 아동, 산모, 부양의무자, 아동에게 책임 있는 자로 아동영향평가 대상 세출예산 및 아동권리별 예산배정 분석기능을 했다.

2011년 이후 꾸준히 아동친화 인프라를 구축한 것도 다른 지자체의 모범이 되고 있다. 성북구는 국공립 어린이집 9개소를 비롯해 구립 돌봄센터 4개소, 구립 도서관 6개소 등을 건립했다. 이와 함께 자기주도 학습센터, 청소년 진로·직업 체험센터, 아동청소년센터, 청소년지원센터, 유아지원 종합센터, 장난감 도서관, 유아 숲 체험장, 친환경 체험 텃밭, 어린이공원 리노베이션, 어린이 체험 농장,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 성북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등 설치·운영하고 있다.

아동친화 사업 추진을 위한 각종 연구 용역도 실시해 정책 수립을 뒷받침했다. 용역들을 살펴보면 교육적 배려대상 청소년 리더십 프로젝트 용역, 성북구 사회 및 지표조사,‘책 읽는 성북’발전방안-U 도서관 조성 연구, 성북 아동·청소년센터 설립·운영 방안 등이 있다.

이밖에 위기아동 및 아동욕구조사 연구, 위기가정 생활실태 및 교육과 복지욕구, 양육환경 실태 등 조사와 성북구 아동영향평가 용역, 성북구 아동·청소년 실태조사 용역, 성북구 아동·청소년 통합자원 자료집,‘아동친화예산서’자체제작 등을 통해 아동친화도시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동참여사업도 다양하다. 어린이 친구 성북 페스티벌, 아리랑 동요제, 아동·청소년 동아리 축제, 서울 국제청소년영화제 개최, 장애 아동·청소년 합주단, 아동·청소년 의회·청소년 구정참여단, 성북어린이 기자단·청소년 기자단, 어린이 축구교실, 아동·청소년 풋살교실, 워킹 스쿨버스(등하교 안전), 어린이가 함께 디자인하는 마을 만들기 등 어린이 마음껏 뛰어놀고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성북구는 과도한 입시경쟁에 내몰려 끼를 발산하고 꿈을 찾을 기회를 박탈당한 우리 아동·청소년들이 스스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자유학기제 시행에 발 맞춰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성북구 거주 중학교 1학년 학생, 학교에 다니지 않는 만13세 청소년 대상(2017년 3900여명)으로 연간 10만원 포인트가 적립 카드를 발급하고, 청소년들이 서점, 극장, 박물관, 학원 및 교습소 등 문화·예술·체육활동 및 진로체험 가능 가맹점(노래방, pc방 제외)에서 카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축적된 정보·노하우

지자체 모범 사례 꼽혀

 

성북구는 2013년 유니세프로부터 대한민국 최초 아동친화도시로 인증 받은 이후, 그동안 축적된 정책의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 구성에 견인차 역할을 하며 2015년 9월 성북구가 초대 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방정부와 마을을 중심으로 교육청과 협력하여 통합적 돌봄체계인 성북아동청소년센터를 구축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국무총리실 사회보장위원회가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성북구만의 마을민주주의와 복지전달체계를 결합하고, 전국 최초 아동청소년 플래너를 도입해‘찾아가는 동·마을복지센터’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키도 했다.

그 결과 2016년 보건복지부의 지역복지사업 평가에서‘찾아가는 마을복지 전국 최우수구’를 수상했다. 대한민국 제1호 아동친화도시로서 그동안 노력을 기반으로 저출산 극복 선도 지자체로 평가 받아‘뉴-베이비 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성북구의 장점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