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로 고맙소이~”미담 흐르는 광양 5일장
“참말로 고맙소이~”미담 흐르는 광양 5일장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09.08 18:17
  • 호수 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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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미화원, 잃어버린 돈가방 주인 찾아줘

“아이고, 나 가방 어딨다요?”

지난 6일, 70대 초반 A(여)씨가 놀란 모습으로 5일 시장 상인회 사무실로 들어섰다. 5일 시장에서 곡물가게를 하는 A씨는 가방을 잃어버리고 안절부절 혼비백산하고 있던 차에 상인회 사무실에서 가방주인을 찾는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급히 사무실로 온 것.

아들과 함께 곡물가게를 운영하다 다리가 아파서 수술을 하고 1년 동안 병원신세를 졌다는 A씨는 안내방송을 듣고 아들에게 가보라고 일렀지만 아들은 아픈 몸으로 가게에 나와 있는 어머니가 못마땅했는지 A씨에게 직접 다녀오라고 핀잔을 주더라고 했다.

A씨의 가방은 5일시장 상인회 건물 화장실에서 B(여, 60대 후반)씨에게 발견됐다. B씨는 상인회 건물 화장실을 청소하는 미화원으로 휴지통을 비우러 들어간 화장실에서 지폐가 뭉텅이 째 들어있는 반쯤 열린 A씨의 가방을 발견하고 가슴이 떨려서 일을 하다 말고 재빨리 상인회 사무실로 갖다 주며 주인을 찾아달라고 했다.

상인회 사무실은 급히 안내방송을 했고 방송을 들은 A씨가 허겁지겁 사무실로 왔다. 가방을 확인한 A씨는 B씨의 손을 잡고 고맙다는 말을 연신 반복하며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마워했다.

가게로 오면 잘해주겠다며 가게로 꼭 오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다 그래도 아쉬웠는지 가방에서 만원 지폐를 한 장 꺼내 극구 사양하는 B씨의 손에 꼭 쥐어주고 나서야 상인회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A씨는“몸도 안 좋고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화장실에 가방을 걸어놓고 깜박 잊고 나왔는데 보는 사람도 없는데 누가 주워서 안줘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며“하던 일도 미뤄놓고 이렇게 찾아주려고 애를 써줘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고 B씨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A씨의 가방에는 그날 장사해서 번 돈 수십만 원과 통장, 신분증 등이 들어 있었다고 상인회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