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보관 창고, 소리 연습할 곳 필요, 젊은이들 많이 배웠으면”
“배 보관 창고, 소리 연습할 곳 필요, 젊은이들 많이 배웠으면”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09.08 18:26
  • 호수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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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 전어잡이 소리 보존회, 김일선•이승현•박정호 어르신

제18회 광양전어축제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전어축제의 의미를 짚어보는 핵심 행사는 2013년 12월 19일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 57호로 지정된‘전어잡이 소리 시연회’다.

망덕포구 등 광양만 일대 어업인들이 만선을 기원하며 부르던 어로민요로 진월면 신아리 신답마을 주민들이 전승해 현재는 공연 형태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전어잡이 소리는‘노젓는 소리’,‘그물내리는 소리’,‘그물당기는 소리’, ‘가래질 소리’,‘만선 긴소리’,‘도부꾼 퍼주는 가래질 소리’등 총 6소리로 이뤄져 광양만의 자연환경과 생활모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소리로 평가받고 있다.

신답마을 김일선(71) 진월 전어잡이 소리 보존회장과 소리꾼 박정호(59), 경로회장 이승현(82) 어르신을 만나 소리의 유래를, 그리고 소리 보존과 보급을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김일선

김일선 어르신 :“김옥현 전 시장이 당시 광양시의 문화가 빈약함을 아쉬워해서 문화사업의 재발견의 일환으로 시작했어. 그때는 망덕 바다에서 직접 전어를 잡는 형식으로 했었지. 소리 지도자도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어. 그래서 처음엔 광양시 전어 배에 대해서 구상을 해보는 것을 추천했어.

1998년 진월 전어잡이 소리 보존회가 결성되고 1999년 8월에 우리 마을 이수영씨가 김옥현 시장을 찾아가 많은 연구 끝에‘광양 진월전어잡이 소리’가 만들어졌지. 노래도 예전에 귀로 전해 들어 들었던, 즉 구전된 노래를 기억 후에 재구성해서 만들었어. 진월 전어잡이 소리는 전어배의 만선을 기원하며 불렀던 노래였어.”

 

이승현

이승현 어르신 :“김옥현 시장이 진월 전어잡이 소리에 관심이 많았고 진월면 신아리 신답마을에 사는 박인태, 박부명(1927·남), 김은배(1930·남)씨가 시연을 하면서 전어 축제의 태동이 되었지. 그 이후 오늘날까지 18년째 이어져 오고 있어.

처음엔 실제로 전어를 잡았지만 현재는 육지에서 하고 있지. 마을사람 대부분이 어렸을 때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하려고 하지 않았고 젊은 사람들은 배우지 않으려고 했어. 광양시에서 주목을 하기 시작한 뒤로 김옥례 씨에 이어 지금의 박정호씨 까지 이르게 됐지.”

김일선 어르신 :“그 당시엔 전어가 값싼 물건이라 가치가 없어서 잔뜩 잡아도 쌀 한 되를 못 바꿨어. 지금에 와서야 별미가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랬어. 전어잡이 소리 유래가 있었기 때문에 구체화 시킬 수 있었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전어가 맛있는 곳 중 하나가 섬진강 하류야.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어서 섬진강 하류의 생선이 맛이 있어.

 전어의 전통이 있는 곳은 이곳밖에 없어. 서해안에서는 전어를 고기로 취급을 안했으니 이곳이 전통이 있지. 타 지역과 이곳의 전어 맛을 비교하면 진월은 백운산과 지리산의 물이 내려오는데다가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곳이니 맛이 다를 수 밖에 없지. 전어서식지로 최적지인 셈이야.”

박정호

박정호 어르신 :“젊은이들이 참여를 하지 않아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어.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추천을 해주고 도움도 받고 싶어. 노인들이 하는 것과 젊은 사람이 하는 것은 많이 달라. 노인들이 춤추는 것과 젊은이들이 춤추는 것은 미적으로나 동적으로 젊은이에 비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야.”
 

김일선 어르신:“젊은이들이 하려는 의욕이 부족 한 것 같아.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아. 능동적으로 의욕을 가지고 활동하려는 것이 좋은 것이지.”

 

이승현 어르신 :“현재 전라남도 지정 문화재까지 지정받았고 선조들이 해온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입장에선 자연스레 배운 문화야. 특히 박인태·박부명·김은배 이 세분이 잘했어. 이 세분은 누구한테 배운 것이 아니라 김일선 씨의 아버지가 하는 것을 보고 듣고 배운 거야. 이 세분이 노래를  재구성했어. 실제로 창을 배운 사람은 김일선 씨 아버님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동네 가운데서 노래를 부르면 동네 사람들이 논에서 일하다 그 소리를 듣고 따라 부르며 일을 했어.

온 동네사람들이 거의 다 전어잡이 소리를 무언중에 따라 부르기 시작한 거지. 각본이 있던 것도 아니고 듣다 보니 귀에 익었고 그것들을 써낸 거야. 지금 소리하는 박정호 씨는 그때 당시 직장이 있었지만 집에서 틈틈이 연습도 했고 또 목소리가 좋아.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더라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어.”


박정호 어르신 :“처음엔 상여소리를 배우고 싶었어. 상여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우리 집사람이 교회를 다녀서 만류하는 바람에 상여소리를 못 배우고 김은배 씨에게 노래를 배운 것이 전어잡이 소리야.”

김일선 어르신 : “전어잡이 소리 보존회를 이끌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젊은 사람과 재정적 지원’이지. 그래서 우리도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는 중이야.”

 

어르신들은 광양시와 전라남도에서 재정적으로 조금만 더 신경 써 전어잡이 소리 배도 개선하고, 배 보관 창고 및 소리연습 장소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

어르신들은“그러려면 우리가 더 많이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역사와 전통이 깃든 진월 전어잡이 소리에 시민들이 더욱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