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문학의 옷’입고 언어의 바다를 항해…”
“자신만의‘문학의 옷’입고 언어의 바다를 항해…”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09.29 09:57
  • 호수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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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마도서관, 댓글부대 장강명 작가 초청 강연
강연회에 참석한 독자가 작가의 모습을 그려 선물했다.

“읽는 것을 좋아하는 10대 소년에서 PC통신에 글을 쓰는 20대가 됐고,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작가적 자의식이 생기자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알았다.‘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한다’는 욕망과 일간지 기자 시절 경험으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반영하는 글을 쓰게 됐다.”

소설‘표백’과‘댓글부대’등 간결·건조·명료한 필체로 한국 사회의 모순을 반영한 날카로운 작품으로 한국 문단의 화제가 되고 있는 장강명(43) 작가가 지난 26일, 중마도서관에서 독자들을 만났다.

28살에 동아일보에 입사해 바쁘게 살아가던 장 작가는 어느 날‘쓰는 것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자신이‘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꼈다.“마치 동전만 넣으면 글이 나오는 자판기 같았다. 매일 쓰는 기사의 양이 단편소설 분량은 됐지만 글을 쓴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서 날마다 한 줄씩 한 줄씩 글을 써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고, 2008년에 시작해 2011년에 완성한 소설‘표백’은 37살이던 2012년에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 작가는“문학이 무엇이냐고 물으면‘잘 모르겠다’는 답 밖에 할 수 없다. 문학은 언어의 바다위에서 작가들이 선장이 되어 항해하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은 유조선을, 또 어떤 사람은 군함을, 또 다른 사람은 여객선을 타고 가는 것처럼 문학은 어떻게 보면‘취향’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고교시절 순수문학을 꿈꾸며 백일장 키드에 도전하던 아들이 ‘순수문학은 배고플 것 같다. 돈이 되는 글을 쓰겠다며 게임스토리를 쓰는 학과에 진학했다. 장강명 작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용기 낼 수 있게 한 마디 부탁한다”고 말하자 장 작가는“써야 하는 사람은 쓰게 되더라, 올라서 돌아보면 다 동네뒷산들이었다. 건필하시라”고 성심껏 답변해줬다.

SF작가로도 유명한 장 작가는“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소설가는 굶어 죽는다, 전업작가로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며“대한민국 인구 5000만 중 1000만명을 돌파하는 영화가 1년이면 두 편 가량 나오고 있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도 있지만 그런 영화도 원작이 있다. 영화. 드라마 제작자들이 소설 원작이 없어서 일본의 웹툰을 거액을 들여 사들이고 있다”며 한국에서 소설가로 살며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분명 있다고 말해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