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친화도시 조성한다더니…어린이 공원 관리는‘빵점’
아동친화도시 조성한다더니…어린이 공원 관리는‘빵점’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7.10.13 18:57
  • 호수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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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위험, 관리부서도 달라…이름뿐인 공원, 개선 시급

 

어린이 공원이라면 최소한 동심을 자극하는 벽화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조각 하나쯤은 있는 줄 안다면 착각이다. 광양시가 관리하는 어린이공원 26곳 중 광양읍 구산리, 칠성리, 인서리 등 10여 곳을 돌아본 결과 그 기대는 허사였다.

놀이기구는 미끄럼틀, 시소, 그네가 전부고 그 마저도 키 작은 아이들이 혼자 타기에는 높은 그네와 나무로 된 시소 의자는 페인트가 벗겨져 초라하기 짝이 없는 데다 나무 결 마저 심하게 일어나 있는 상태다. 놀이기구 아래 모래 속에는 돌들이 섞여 있어 아이들이 부상의 우려마저 안고 있다. 더구나 화장실이 설치된 공원은 드물다.

블록사이로 빼곡이 낀 이끼와 금연공원이라는 팻말이 무성하리 만치 담배꽁초는 나뒹굴고 수도꼭지 주변 바닥과 수도꼭지는 파손돼 있는 곳도 있다. 주택가에 인접한 한 어린이공원은 주민들이 내다버린 폐가구와 조개껍질이 공원 구석에 방치되어 있는데다 미처 치우지 못한 쓰레기와 주민들이 길고양이 먹이로 내놓은 생선부스러기에서 악취가 심해 도시미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관리부서가 어떤 곳은 안전총괄과, 또 어떤 곳은 사회복지과로 되어 있어 관리부서도 일원화 되어 있지 않다. 금연 과태료 또한 어떤 곳은 10만원, 어떤 곳은 3만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공원 주변 대부분이 이면도로이지만 차량들의 통행이 빈번한데도 불구하고 어린이보호구역 표시나 차량속도를 제한하는 표지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어린이공원 주변 주·정차 차량은 운전자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어린이를 발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이 좋아서 광양읍내 공원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산책한다는 주민 서 모(62)씨는“아이들이 오지 않는 공원은 유명무실하다. 차라리 어른들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만들던지 해야지 계속 방치해두면 흉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인서리 부영아파트 주변 놀이터에 다섯 살 난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한 주부는 “놀이기구만 있는 놀이터가 아닌 아이들만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놀이광장’개념의 놀이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 공원이라 이름 붙었지만 광양읍의 어린이 공원은‘파손된 수도꼭지에 손을 다치지는 않을까, 모래 속 자갈과 버려진 병뚜껑에 발을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해야 하고 공원 주변을 지나다니는 차량을 항상 조심해야 하는 불안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공원 내 노후된 놀이시설을 개선하고 주변 교통안전시설을 검토, 보완해 지속적인 점검과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져야한다.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적극적인 아동친화 행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