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신문 창간 18주년 특집 좌담회 “광양, 문화도시 조성 사업 방향, 어떻게 가야하나?”
광양신문 창간 18주년 특집 좌담회 “광양, 문화도시 조성 사업 방향, 어떻게 가야하나?”
  • 광양뉴스
  • 승인 2017.11.03 20:08
  • 호수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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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도시재생’은 수레바퀴 관계”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 중심 문화도시 돼야…”

행정, 특정 부서 맡기기보다 반드시‘TF팀’구성…문화자료 보관·기록할 공간 조성

 

도립미술관 건립을 눈앞에 두고 있는 광양시는 현재 어느 때보다 문화 인프라 구축과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광양신문은 창간 18주년을 맞아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3일, 광양읍장실에서 열린 좌담회는‘광양 문화도시 조성사업 방향 어떻게 가야하나?’를 주제로 △이삼식 문화예술과장 △박시훈 문화도시사업단장 △장충세 광양읍장 △강용재 광양지역연구소장 △정회기 광양학연구소장 △김종현 광양문화원 사무국장 △박영진 도시재생센터 사무국장 등이 참석,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좋은 생각들을 서로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특별 좌담회에서‘철강과 항만’으로 대표되는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생동감 넘치는‘젊은 문화도시 광양’은‘시민에 의한 시민 중심의 문화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문화도시와 도시재생은 한 축을 이루고 같이 가야 한다는 데 뜻을 확고히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이‘따로 국밥’이 아닌‘유기적인 협업체제’로 가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 사업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TF팀’의 운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문화와 도시재생은‘한 축’

 

박시훈 문화도시사업단장

박시훈=이제는‘먹고 사는 것’에서 벗어나‘문화와 예술’이 이야기 되는 시대다. 철강·항만 산업도시 광양도 성장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광양시가 산업도시에서 벗어나 다음 세대를 위한 동력으로 문화를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 첫걸음으로 문화도시를 준비했다. 문화도시는 말 그대로 시민이 중심이 되는 도시다.

행정이 주도하고 민이 따라가는 이전의 다른 사업 패러다임과는 다르게 문화도시는 말 그대로 시민들이 참여하고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행정은 서포트 역할만 한다는 큰 패러다임의 전환이 동반되어야 한다. 문화도시는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자원, 그 도시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이 그 자원을 잘 활용해서 먹고살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의 개념보다 서로 가치를 추구하고 삶의 질을 함께 도모하는 장소로서의 도시를 구축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도시들이 문화사업들을 해왔지만 많은 사업들이 국가가 주도하는 거대사업들이었다.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이 되면서 그 근거 하에 균형 있는 발전,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발전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법안으로 만들어졌다. 광양시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사업도 법률에 근거해서 도시의 나아갈 방향을 정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지난해 광양시가 세운 문화예술진흥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간단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박시훈=2016년도에 문화예술진흥계획을 세웠다. 아직도 많은 도시들이 이 계획을 세우지 않은 도시도 있다.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빠르게 전략을 세우고 추진을 하게 돼서 다행이다. 2022년까지 5개년 계획이 기간이 짧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 계획을 세워서 어떻게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용역사와 함께 거버넌스, 전문테이블을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사업을 계획했다. 시민으로부터 사업이 시작됐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시민이 만들어 가는 문화도시 조성이 충분히 가능함을 말해준다.

문화도시조성사업도 문화예술진흥에 전체계획안의 일부분으로 들어가 있고 5개 권역이 있지만 광양의 원도심으로서 광양의 역사문화 자원을 품고 있는 광양읍을 중심으로 문화도시로서의 가치라든가 기반을 만들어내는 사업이 5년 동안 진행할‘문화특화지구 조성사업’이라 할 수 있다. 문체부 권고안에 준하는 문화도시가 갖춰야 할 7개의 사업영역을 바탕으로 11개 세부사업을 만들었다.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세대를 연결할 수 있고 지역적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어 내고 기존의 시설과 장소 등 물리적인 자산을 확보하고 문화도시로 가는데 인프라를 구축하는 예비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 예비사업이 끝나면 문체부의 절차에 따라서 5년 정도 문화도시를 준비하고 6년차에 지정되면 광양시 전역에 걸쳐서 사업을 확장하는 본 사업 궤도에 올린다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이삼식 문화예술과장

이삼식=용역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분들이 성과를 내신 것 같다. 감사드린다.

 

김종현=시민과 함께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사업이든 시민과 함께하지 않는 문화행사는 없다.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사업진행 속도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채봉과 친구들, 읍성 549프로젝트에 치우치다 보면 다른 사업들이 밀릴 수도 있지만 청소년 문화탐방, 예술의 거리 등 다른 사업들은 문화원자체에서도 가능한 사업들이다.

 

박시훈=거버넌스 활동에서 시민에 대한 접근이 애매했다. 시민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가 설 필요가 있다. 직장인, 주부, 시니어, 청소년 등 구체적인 대상들과의 접근이 필요하다.

 

이삼식=하드웨어는 도시재생이고 소프트웨어는 문화재생이다. 그러나 결국 도시재생도 깊게 들어가면 소프트웨어 측면이 많다. 그러므로 도시재생사업과 문화도시사업은 협력을 할 수 밖에 없다.

 

정회기 광양학연구소장

정회기=문화도시 조성사업 방향이 개방적이라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희망이 있다. 광양시도 지금까지 문화사업이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매천 황현, 김 시식지, 궁시장, 유당공원, 향교, 문화원 역사관 등 다양한 결과가 있다.

참여했던 사람들이 대표성을 띤 시민들이었고 보편적인 시민들의 노력이 부족한 탓인지 유심히 들여다보면 공간의 폐쇄성과 활용도가 낮아 만족지수가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관리를 위해 일정부분 폐쇄성은 필요하겠지만 문화라고 하는 것은 폐쇄적이어서는 안된다. 대표성을 갖는 시민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한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그러한 폐쇄적인 공간을 헐고 특정 개인들, 즉 전문가, 동네 유지라고 불리는 사람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참여보다는 일반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비폐쇄적이고 탈권위적인 것을 모토로 사업을 진행해나가면 좋겠다.

장충세=광양읍을 문화특구지역으로 정하고 문화도시사업이 진행된다고 해서 참석했는데 어렵고 무거운 좌담회인 것 같다.(웃음…)

 

이삼식=시민참여 문제는 사업단이 나서서 이장단과의 공감대를 하루 빨리 형성해야 한다. 광양읍장과 상의해서 이장단 설명회 일정을 잡아 설명회를 열었으면 좋겠다.

 

김종현 광양문화원 사무국장

김종현=문화예술과장, 광양읍장 등 행정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광양의 볼거리, 구경거리를 생각한다면 음식도 하나의 즐길 거리로 만들어야 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고 있다. 장소 선정 등에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서울대 연습림 담을 허물어 시민공원을 만들고 장도박물관, 시민공원, 문화원, 원님길, 유당공원길, 도립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집약적인 거점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전거 한 대를 빌려 타고 광양읍내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조성하면 좋겠다. 도시재생센터에 생활문화센터를 준비하고 있는데 일단은 공간이 협소하다. 따라서 거점공간으로서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봐야한다. 3억원 이라는 예산을 들여 공사를 하고 있지만 조금 지나면 좁다고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양읍성의 흔적 등 역사성을 띤 문화원 주변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기왕 쓰는 돈 제대로 쓰면 좋겠다.

 

장충세 광양읍장

장충세=광양읍성 관련 자료가 남아 있다. 복원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완전한 복원을 하려면 많은 예산이 들어가므로 표지석이라도 세워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광양극장, 제일극장, 우시장 등 역사와 향수가 깃들어 있는 장소는 표지석이라도 세워 시민들에게 알리고 함께 향유하면 좋겠다.

 

사회=문화도시조성사업을 한 부서가 아닌 여러 부서에서 협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TF팀을 구성해야 하는 것인지…

 

정회기=문화도시조성사업은 문화예술과에서 주관하고 사업단에서 시행하고 있다. 문화산업이라는 것이 단순한 게 아니라 복합적이다. 따라서 어느 한 부서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문화도시는 문화예술과, 도시재생은 도시과, 청년을 위한 먹거리 창출사업은 전략정책담당관실, 광양의 특산물 창출사업은 농업기술센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5일 시장 사업은 지역경제과에서 하고 있다.

부서가 유기적으로 기능하면서 좋은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다른 부서와 경쟁하고 자기 부서의 실적 위주로 일을 추진한다던지 하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 서로 협업이 되어야 번복되는 사업을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별도의 조직이나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사업들을 하나로 묶는 기구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시에서 진행되는 문화사업들이 균형감각 있게 진행되고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영진 도시재생센터 사무국장

박영진=도시재생과 문화도시 사업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TF팀을 꾸리겠다고 시장님이 약속한 걸로 안다. 문화원 앞을 광장화하면 좋겠다는 시민의 의견을 모아서 국토부에 승인까지 얻었는데 시장님께 보고하는 자리에서 그 부분은‘노터치’라고 해서 계획이 자꾸 밀쳐지고 있는 상태다. 문화도시와 도시재생이 함께 가야하는 입장에서 반드시 문화원 공간 활용 문제만큼은 꼭 해결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

 

김종현=문화원 앞에 빈 점포들이 많고 화신광장의 역사적 의미도 크다.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 못할 바에는 차라리 그 곳을 헐어서 광장으로 둔다면 시민들의 활용도가 다양하고 또 높을 것으로 본다.

 

강용재=광양시가 문화도시로 가는데 있어서의 핸디캡은‘공간적 열세’다. 광양읍처럼 작은 단위도 다른 지역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공간은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광양읍은 상당히 협소하다.

문화도시로서의 성장 필수요인은‘집중과 분산’이라고 본다. 집중이라는 것은 광장과 같은 집중할 수 있는 공간적 배열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문화도시 중심사업에 있어서 큰 축은 ‘광장’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우리 지역은 광장이 부족해 시민들이 어울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강용재 광양지역연구소장

강용재=문화원 주변의 화신광장 복원 등은 필요하다. 사람이 모이면 찾는 것들, 먹거리, 볼거리 등의 재배치는 광장 이라는 공간의 재배열 없이는 어렵다.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별거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을 보지 말고 몇 십 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

분명 세월이 흐르면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광양만의 멋진 문화관광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당장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조금씩 조금씩 해나가다 보면 후손들이 받아서 완성해 갈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바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문화도시다. 당장의 어떤 가시적 성과보다 차후의 활성화를 고민해야 한다. 공간적 재배열로 어린이, 청소년, 시니어, 노동문화 등 다양한 시민들의 문화를 광양읍으로 모아보자.

 

인위적·획일적 구상이

문화 도시 위축 시켜

 

박영진=도시재생 관련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하면 할수록 자꾸 움츠러든다는 것이다. 앞서가는 선진지를 보면서 외면적인 모양만을 보고 잘 되고 있구나 하는 말들을 하는데 정작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만들어 놨는지… 그것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서울북촌, 통영 동피랑, 부산 감천마을 등 잘됐다고 알려져서 선진지 견학까지 다녀왔다. 그렇지만 지금 거기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냐하면 원주민들이 더 이상 외부인은 오지 말라고 하는 아우성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인위적으로 선투자를 했기 때문에 일어난 부작용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광양은 이런 곳을 선진지로 봐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움직이고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다양한 시도는 하되 조금 더 멀리보고 천천히 가는 것이 답이 아닌가 한다.

 

김종현=광양읍을 문화도시로 키운다고 했으니까 뭘 하나 만들더라도 아름답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구역에서 신역으로 가는 길은 예술의 거리로 만들기로 한 걸로 안다. 같은 길이면 좀 더 아름답게 만들면 좋았을 텐데 평범한 길로 만들어놓은 것을 보고 아쉬움이 컸다. 현 광양역 근처도 풍광이 좋으니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문화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일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강용재=공감한다. 도시의 길이 꼭 반듯반듯 넓어야 한다는 획일적인 생각보다 도시를 사람이 사는 도시답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산업사회 초창기의‘수용을 전제로 하는 도시개발’에서 이제는‘정주’를 전제로 하는 도시개발로 가야한다. 도로과나 건설과나 토목하는 사람들이 문화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구는 줄어가는데 도시개발은 역행하고 있다. 인구 30만을 목표로 대책 없는 택지개발을 하는 것 보다는 줄어드는 인구를 어떻게 삶의 질을 높여서 즐겁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인지에 대해서 시정의 목표가 잡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다. 시민들의 진솔한 말에 귀 기울이는 등 일선에서 행정을 하는 공무원들의 사고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회=광양시는 오래된 건물들을 뜯는 것에 몰두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만 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이삼식=미술관이 들어 설 장소 옆에 남아 있는 폐창고 존치를 두고 말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뜯자고 했지만 다행히 뜯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폐창고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면 그 또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정회기=공예 비엔날레를 하는 청주는 오래 된 연초제조창 창고를 뜯지 않고 리모델링 해서 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국립미술관의 수장고도 들어온다고 한다. 인천 중구청의 근대문화유적지도 창고로 사용했던 곳을 문화공간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광양은‘뜯는 것’을 왜 그리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1962년 철도가 생기고 들어선 유서깊은 광양 역사를 뜯어버린 것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아쉬운 일이었다. 50년의 시간을 되살리긴 힘들다. 가치를 논하기 전에 시간의 역사를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김종현=진상 웅동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가 작으니 그냥 두고 옆 터에 교회를 지었어도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100년 역사를 간직한 그런 곳을 너무 쉽게 뜯어 버린 것이 안타깝다.

 

정회기=이런 생각들이 모아졌을 때 우리 문화사업에 대한 비전은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 만들고 저장하는 것은 상시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나 조직이 필요하다. 지역의 소중한 자료들이 잘 보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광양군지를 처음 만들 때 사용했던 자료들이 중앙도서관 창고에 있지만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변변한 수장고도 없으니 자료를 기증한다고 해도 보존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

건축물을 짓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하지만 이런 작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자료의 기록, 보존 하는 작업은 평생 가야하는 사업이다.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자원 보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필요

 

강용재=문화자원이 될 수 있는 자료나 소재 등 보존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볼 때는 문화적 가치가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30년 후, 50년 후를 내다보면 분명히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자원들이 장기적으로 보존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박정희 정권에 맞서 억울하게 죽은 우리 지역의 사상가, 태인동 최백근 선생의 수의를 지인들이 찾아왔는데 그 수의는 한 시대를 말해주는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들을 보존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행정이 적극 나서줘야 한다.

 

김종현=데이터 작업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전어소리잡이 자료를 찾는 창극단원이 문화원에서 갖고 있던 자료를 제공했더니 너무나 좋아했다. 중요한 자료를 보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절감했다.

 

정회기=제주도는 아카이브 작업이 잘 되어 있다. 전주의 무형문화진흥원에 가도 좋은 사례를 볼 수 있다. 시민들이 많은 자료를 아무 때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에도 이런 사업을 꼭 추진해서 광양의 소중한 자료들이 보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충세=결국 이 모든 것들은 예산의 문제인 것 같다. 기록의 중요성은 인지해야 한다.

이삼식=2014년에 남원, 2015년 6개소 등 전국의 21개 도시가 우리와 같은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3년 후에 문화도시 가겠다고 지정신청을 해야 한다. 벌써 한 해도 가려하고 3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다. 문화도시와 도시재생이 함께 소통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 기왕 하는 것 제대로 한번 해보자.

 

박영진=문체부 소속에 문화관광연구원이 있다. 도시재생은 문화적 도시재생이다. 도시재생과 문화도시를 함께 추진하는 곳이 전국에 몇 군데 없다며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정회기=정채봉 부인과 아들이 지난달에  다녀갔다. 이런 말을 했다. 정채봉 시인이 류시화·안치환·정호승·김용택 시인과 현 도종환 문화관광부장관 등과 ‘나팔꽃 동인’활동을 했다. 유달리 관계가 좋았다고 한다.

정채봉 사업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형제처럼 지낸 김용택 시인과 정호승 시인이 많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에 정채봉 문학관도 있고 정채봉 길도 있다.

오직 이미지만 갖고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순천에서는 책을 펼칠 수가 없다, 모든 내용이 광양 이야기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채봉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광양을 모르고서는 할 수 없다.

 

장충세=정채봉 작가가 서산에서 잠자리채로 비행기를 잡는다는 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학교도 그렇고 정채봉은 순천사람이 아니라 광양 사람이다.

 

문화사업, 시민 주체로 움직여야

 

박시훈=지금 광양에서 살고 있는 30~40대 시민들의 중요한 주체다. 그들은 나무 한 그루의 소중함에 대해서 알고, 열린 공간속에서 살아오면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배웠다고 볼 수 있다. 이 사람들이 키우는 자녀들이 미래의 광양사람이다.

구체적인 큰 사업내용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과 함께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미시적이고 꾸준한 작업들을 3년 동안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을단위, 작은 도서관, 마을 생활사 박물관을 만든다거나 이런 활동을 통해서 시민 스스로가 자료들을 축적하고 활용하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시민들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문화도시사업에서는 많이 만들어 가려 한다.

공간을 매입해서 시설을 만드는 것은 행정 차원에서 하는 것이지만 그 공간을 운영하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운영방향은 시민들이 결정해야 한다.

문화 공간 확보는 필요하다. 동해회관 부지, 서초 앞 전매청 건물 등 이런 무거운 문제를 행정에서 빨리 해결해줘야 도시재생과 문화도시 사업이 활기를 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휴먼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의미가 있는 것이지 프로그램 몇 개 하자고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장충세=시정공감 토크 시간에 이장단과 유당공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푸조나무를 베어내야 죽어가는 이팝나무가 산다 등  5백년 역사 깊은 이팝나무와 수로가 순환이 되지 않아 물이 썩어가고 있다 등 유당공원에 대해 이야기 했다. 유당공원은 역사적 의미가 깊이 묻어 있는 곳이다. 문화도시 사업에 유당공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사회·정리=김영신 기자, 사진=고한상 작가>

 

 

<좌담회 후기>

 

▶ 조상들은 나무를 한 그루 베어 낼 때도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사람은 나서 짧은 생을 살다 가지만 나무는 수백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자연입니다. 공원의 나무 한그루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세심함으로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사업이 성공해서 사람냄새 나는 정주도시 광양이 되기를 바랍니다. 강용재 광양지역문제연구소장

 

▶ 문화원 주변은 광양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광양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읍성의 흔적을 찾고 기억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뜯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문화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종현 문화원사무국장

 

▶ 지역주민이 바라는 광양읍의 이미지 구축이 우선되어야 자긍심이 생기고 비로소 외지인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박영진 도시재생센터사무국장

 

▶ 광양인의‘자긍심 고취’야 말로 문화도시 사업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양신문 창간 1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광양시 문화도시사업단은 우리시가 문화예술로 동행하는 광양, 젊은 시민 문화도시 광양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데에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박시훈 문화도시사업단장

 

▶ 창간 18주년을 맞이하는 광양신문의 문화도시조성사업 방향에 대한 좌담회는 문화도시에 대한 광양신문의 관심이며 그 만큼 지역문화를 위해 노력해주시고 있다고 생각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런 좌담회가 지역발전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장충세 광양읍장

 

▶ 문화도시조성은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광양신문과 함께 고민하며 나눈 대화가 문화도시로 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역민과 동행하는 광양신문 18주년을 축하드리며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정회기 광양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