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진월면사무소, 역사문화관으로”
“옛 진월면사무소, 역사문화관으로”
  • 이성훈
  • 승인 2017.11.09 18:18
  • 호수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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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양읍사무소·군산세관→역사문화관 활용‘주목’

6.25가 지난 후 1956년 지은 것으로 보이는 옛 진월면사무소가 농촌 개발사업을 명분으로 철거 위기에 놓인 가운데 사업 대상지인 진월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철거와 활용 방안을 놓고 다시 한 번 의견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진월면 이장들과 사회단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설득작업을 펼칠 계획이지만 자칫 옛 진월면사무소 철거를 놓고 주민들끼리 감정싸움으로 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광양시 문화예술과는 최근 도시과에서 옛 진월면사무소 철거 방안을 놓고 의견을 제시해달라는 요청에 일단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한 번 들어보는 것으로 결론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삼식 문화예술과장은“2008년 문화재 전문가들로부터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만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을 들어볼 예정”이라며“이달 말이나 12월 초 사이에 의견을 다시 한 번 들어보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과는 문화재 전문가를 초청해 재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예산도 마련되지 않은데다가 이미 2008년도에 전문가들이 충분히 의견을 제시한 만큼 당시 자료를 근거로 주민들을 설득해보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문화계에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는 만큼 면사무소 활용 방안에 대해 주민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에 옛 광양읍사무소를 역사문화관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광양읍사무소는 2008년 당시 철거 여론이 높았으나 논의 끝에 활용하는 것으로 결론, 현재 역사문화관으로 새롭게 탄생해 지역 역사를 알리고 문화인들이 작품을 전시하는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옛 군산세관 역시 1992년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철거 대신 활용하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역사문화관으로 재탄생, 군산은 이곳 일대를 중심으로 근대역사 거리를 조성, 수많은 관광객을 끌여 들이고 있다.

이밖에 홍천읍사무소, 부안 금융조합, 김제농업기반공사 동진지부 죽산지소 등 전국 곳곳에서 옛 건물을 철거하는 대신 활용해 역사문화관이나 교육장소로 사용하는 사례도 많다.

김종현 광양문화원 사무국장은“옛 면사무소를 창고로 보존하지 말고 건물을 개보수해 진월 역사 문화관이나 진월이 자랑하는 전어소리잡이 보존회 교육장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면사무소와 함께 정병욱 가옥과 진월선소 등을 활용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스토리가 있는 관광거리로 조성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광양시는 옥곡·광영·진상과 더불어 진월면을 대상으로 한‘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대상지에 옛 진월면사무소 일원이 포함됐는데 이곳에 복지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2008년 근대문화유산 조사 당시 남호현 순천대 교수는 이 건물에 대해“등록문화재로서 가치는 충분히 있다”며“특히 건물의 돌출된 중앙부 출입문이 화강석 마감으로 중심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이어“이 건물은 정확한 좌우대칭이 아닌 비대칭으로 면사무소 이전에 어떤 용도로 쓰였던 건물인지 좀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부 천장의 목조 트러스 구조는 원형대로 온전히 남아있어 그 역사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