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월요일] 번지다
[시 읽는 월요일] 번지다
  • 광양뉴스
  • 승인 2017.12.15 18:16
  • 호수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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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정은주-ㆍ광양문인협회 회원/ㆍ시울림 동인/ㆍ사래시 동인

번지다

가을 어치에 비가 내렸어요

속닥속닥 내렸어요

붉은 산이 푸지직 가라앉았어요

날개가 무거워진 새들이

이 줄에서 저 줄로

간신히 날아다녔어요

그 짧은 거리를

멀게도 날아다녔어요

젖은 단풍 속을 들락거리는 새들과

일순 가라앉은 가을산,

젖어서 깊어지는 것들은

생각들을 포개어서

차분차분 섞여드는 것이었어요

서로가 서로를 안아 들이는 것이었어요

수묵이 서로에게 번지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