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정은주-ㆍ광양문인협회 회원/ㆍ시울림 동인/ㆍ사래시 동인
번지다
가을 어치에 비가 내렸어요
속닥속닥 내렸어요
붉은 산이 푸지직 가라앉았어요
날개가 무거워진 새들이
이 줄에서 저 줄로
간신히 날아다녔어요
그 짧은 거리를
멀게도 날아다녔어요
젖은 단풍 속을 들락거리는 새들과
일순 가라앉은 가을산,
젖어서 깊어지는 것들은
생각들을 포개어서
차분차분 섞여드는 것이었어요
서로가 서로를 안아 들이는 것이었어요
수묵이 서로에게 번지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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