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콘서트가 뭐 길래~”
“방송사 콘서트가 뭐 길래~”
  • 광양신문
  • 승인 2006.10.09 17:48
  • 호수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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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잔디운동장 망쳤다” 광양시 비난
여수MBC 창사 35주년 기념 가요콘서트 행사장으로 사용된 중동 근린공원 내 잔디축구장이 22일 밤 행사 후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자 이곳을 행사장으로 사용하도록 방송사에 허락한 광양시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이 들끓고 있다.

행사를 치르고 난 다음날 중동 잔디구장은 곳곳에 흉한 상처를 드러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무대를 설치하기 위해 대형 차량이 운동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운동장 표면은 차량바퀴에 짓눌린 흔적이 역력하고, 무대가 설치됐던 쪽에는 움푹 파인 곳도 여러 군데 보였다.
 
 
 
▲ 망가진 잔디축구장. 지난 22일 여수MBC 창사 35주년 기념 가요콘서트가
열린 중동 축구장. 공연 후 천연잔디구장은 이처럼 엉망이 되고 축구
골대마저 휘어진 채 기울어져 있다.
 
또한 1만개 이상의 의자를 잔디구장에 배치하면서 잔디보호를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잔디가 더욱 타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잔디의 타격 뿐만 아니라 운동장 바닥 아래에 깔려 있는 배수관도 대형 화물차의 진행으로 파손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잔디구장을 보수하는 데만도 광양시는 상당한 예산을 새로 편성해야 할 형편이다.
행사 후 운동장을 돌아본 시민들은 ‘방송사가 뭐 길래…’라면서 광양시가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위해 잔디운동장 관리를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잔디관리를 위해 8월말까지 운동장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시의 방침을 시 스스로 어긴데 대해 시민들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행사 다음날인 23일 광양시의 요청으로 이곳을 둘러본 전남드레곤즈구장 잔디관리담당자 김아무개씨는 “천연잔디구장에서 행사를 할 때는 보호매트를 깔고 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잔디가 가장 약한 이 시기에 행사를 강행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한 통기작업과 배수로작업, 복토작업으로 잔디를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 있겠지만 만일 운동장 바닥의 배수관이 손상되었을 경우에는 전면적인 보수가 필요해 보수 비용과 기간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민들의 여론이 악화되자 체육 관계자도 24일 오후 이성웅 시장실을 찾아가 잔디구장을 방송사 행사장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방송의 특성상 여러 가지 애로가 많아 운동장 사용을 허락했다”면서 “시민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양시는 이번 행사지원비용으로 7천만원만 편성해 의회의 승인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 : 2005년 0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