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월요일] 명시(名詩)
[시 읽는 월요일] 명시(名詩)
  • 광양뉴스
  • 승인 2017.12.22 18:34
  • 호수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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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천창우

•전남 고흥 출생

•1978. 가을.「소녀야」외 4편으로『문예동인』추천.

•2005. 10.「사월 보리밭에 서면」외 4편으로 월간『창조문예』천료

•법학, 건축학, 문예창작학 학사.  M.A.

•순천대국어국문학 박사과정수료(현대시전공)

•株式會社 選民産業 代表理事 역임

•인문사회학국가연구원. 시창작/인문사회학 외래교수

•(사)한국시인협회. 광양문인협회 회원

•(사)윤동주문학연구보존회 사무총장

•(사)송수권시인기념사업회 상임이사

•시집, 『옥합을 깨뜨릴 때』,『어둠을 못질하다』외 동인지. 논저 다수

 

 

 

명시(名詩)

 

정겨운 초딩동창생 송년모임

육두문자가 너덜너덜한데

명색이 시인이랍시고 시 한수 낭송하라네

대답도 필요 없는 자갈밭 구르는 박수소리

 

책걸상도 없는 마룻바닥에

책보자기 풀어헤치고 저마다 엎드려

무딘 연필심 침 묻혀가며 판서 옮겨 적다

선생님이 무서워 말 못하고

내 앞줄 진성이 오줌을 싸

흐르는 오줌 책보자기로 훔치고 있었지

“선생님! 진성이 오줌쌌데요!”

 

땡, 땡.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빈 교실엔 흐트러진 책보자기 어지럽고

머시메들 다마치기 자치기 빠침치기

가시내들 고무줄넘기 공깃돌놀이

 

땡, 땡, 땡 수업시작 종이 울리면

조용해진 운동장엔 참새 떼 내려앉고

흙묻은 손가락 침발라 뱅노지책장 넘기며

“영희야 이리와 바둑이하고 놀자”

 

그래, 시낭송은 개뿔!

덕지덕지 이끼서린 우리들 옛이야기

어떤 책보다 두터운 시집이 되고

너와 나

아름다운 한편의 명시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