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 말어”기로에 선 도선국사 사상수련관
“지어 말어”기로에 선 도선국사 사상수련관
  • 이성훈
  • 승인 2018.01.12 18:24
  • 호수 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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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주체 못 찾아…규모 축소 또는 건립 포기

광양시가 옥룡면 추산리에 도선국사 풍수사상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 지을 사상수련관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 사업을 워낙 오래 추진하고 있어 동력도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사업 지연에 따른 국비 확보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사상수련관을 운영할 주체도 마땅히 찾지 못해 자칫 건물만 짓고 활용하지는 못해 예산만 낭비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는 이에 사상수련관을 착공할지 포기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도선국사 풍수사상 테마파크 조성사업은 옥룡면 추산리 일대에 수련관 1동, 공원 5만3427㎡ 규모의 사업이다. 풍수지리설의 대가인 도선국사의 풍수사상을 계승, 발전하고 옥룡사지와 천연기념물 동백나무 숲을 연계해 역사문화 관광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2010년 사업을 시작해 2019년 마무리할 계획인데 2006년부터 테마파크를 조성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으니 사실상 12년 동안 지속중인 사업이다. 사업비는 140억원이며 현재 토지보상은 모두 마친 상태다.

이중 도선국사 사상수련관은 2층 건물로 전시장, 체험관을 갖출 예정이다. 1층에는 다목적 영상실, 회의실, 식당 및 주방, 선다체험실 등이 들어서고 2층에는 참선실, 샤워실 등으로 숙박을 가능하게 건립한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사업 기간이 너무 지체됐다는 점이다. 테마파크 완공 목표는 2014년, 15년 등 해마다 늦어졌고 결국 내년에 마무리할 계획인데 이 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그동안 토지 보상 과정이 너무 길어진데다 2011년 설계 이후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이 개정되는 바람에 재설계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사상수련관 규모를 축소하고 단열재 기준도 재설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업이 계속 늦춰지다 보니 국비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는 단계적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계획 변경과 신규 지특사업을 신청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상수련관을 운영할 주체를 찾지 못한것이다. 풍수테마 파크를 지을 당시 불교단체가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이 계획은 무산됐다.

장형곤 문화예술과장은 지난 10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2018 업무추진 보고회에서“전문적으로 사상수련관을 운영할 주체를 찾지 못하면 활용하지 못해 결국 뜯어낼 우려도 있다”면서“사상수련관 자체가 너무 크고 실시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복 시장은“운영주체가 없다면 수련관을 짓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괜히 건물만 지어놓고 예산만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조계종이나 불교단체 등에 운영의사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의사가 있으면 협약해야 한다”면서“요즘에는 문학관도 규모를 줄여 관람객들에게 꼭 필요한 것만 전달하는 추세인데 사상수련관이 지나치게 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시는 앞으로 사상수련관의 규모나 운영 주체를 찾아보는 등 종합적인 판단을 한 뒤 오는 4월에 지특사업을 신청, 1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상수련관 운영 주체를 찾지 못하고 건립을 포기한다면 도선국사 풍수사상 테마파크는 단순한 공원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어, 처음 계획했던 사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반쪽짜리 테마파크로 남을 가능성도 높다.

시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고민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