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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민과의 대화, 공무원들이 사전 질문지를?
이성훈 편집국장
[751호] 2018년 03월 02일 (금) 19:03:38 이성훈 sinawi@hanmail.net
   
 

민선 6기 정현복 시장의 마지막 시민과의 대화가 지난 2일 태인동과 금호동을 끝으로 모두 마쳤다.

올해 시민과의 대화는 광양읍과 중마동에서 저녁 7시에 개최해 청년층과 주부, 근로자들을 초청,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등 그동안 부족했던 시민과의 대화를 대폭 개선했다.

인사말도 확연히 줄여 참석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저녁에 실시한 시민과의 대화는 공무원들이 자체 평가를 하겠지만 일단 절반의 성공이라 할수 있다. 광양읍은 낮에 실시한 것과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중마동은 여성과 청년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당초 계획했던 대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시민과의 대화는 공무원들의 개입으로 오점을 남겼다. 그동안 시민과의 대화는‘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오명을 해마다 받았다. 참석자들에게 사전에 질문지를 주고 입맛에 맞게 각색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시민과의 대화 전에는 이른바‘예상 문제집’이 읍면동마다 나돌기도 했었다. 참석자들도 문제였다. 대부분 이통장,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바람에 시민과의 대화 취지는 무색해지고 말았다.

여기에 참석자들을 일일이 소개하고 인사말도 끝없이 이어져 정치인들의 홍보 자리인지 시민과의 대화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이런 비판이 끊이지 않자 최근에는 상당히 개선했다. 올해처럼 저녁에도 개최해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도 배분하고 인사말과 소개도 대폭 줄이고 질문을 하나 더 받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시민과의 대화는 여전히 공무원들이 개입해 대화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사전에 일부 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질문지를 보내 질문을 권유한다는 것이다.

올해도 일부 읍면동에서 이런 정황이 들통났다. 중마동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시민과의 대화 전에  지역 현안에 대해 질문해줄 것을 권유받았는데 구체적인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사전에 각본을 맞출 거면 시민과의 대화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질문을 거절했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현상이 이어졌다. 주로 이통장이나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질문할 때 이런 경우가 많은데 질문 내용이 상당히 공부를 많이 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공무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행정 용어들이 다수 섞여 있는 질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여기에다 질문 또한 막힘없이 조리있는 언변으로 그야말로 깔끔하게 진행된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총무과는 절대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항변한다. 다만 해당 읍면동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원활히 진행하고 지역 현안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경우 일부 그럴 수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시에서 지시하지는 않지만 읍면동에서 자율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민과의 대화는 시장과 시민이 직접 만나 공개적으로 질문하는 시간이다. 진행할 때 행정적인 도움만 주면 되지 질문에 대해 공무원이 개입할 필요도, 개입해서도 안 된다.

시민과의 대화는 정현복 시장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취임 후 시민들의 질문에 가부를 확실히 알려주고 간혹 농담도 섞어 가면서 친숙하게 진행해 해마다 호평을 받고 있다. 그만큼 정 시장이 지역 곳곳에 대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알고 있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자리가 시민과의 대화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질문에 개입을 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4년간 진행한 시민과의 대화가 이렇게 진행됐자면 정 시장 역시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역에 따라 질문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빨리 끝날 수도 늦게 끝날 수도 있다. 그건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지 공무원들이 미리 염려해 질문지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시민들이 행정을 잘 모르고 행정용어에도 익숙하지 않기에 정확히 잘 모르고 질문할 수도 있고, 다소 서툴 수도 있다. 질문 내용이 틀리거나 어설플 경우 정현복 시장이 충분히 바로잡고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면 된다. 가만히 놔두면 스스로 잘 진행되고 질문이 조금 어설프면 좀 어떤가. 행여 공무원들이 시민과의 대화가 열리면 시민 대신 시장 눈치를 보는 것은 아는지 공무원들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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