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F스퀘어 개장 1주년, 지역 상권 어떻게 변했나<4>
<기획> LF스퀘어 개장 1주년, 지역 상권 어떻게 변했나<4>
  • 김양환
  • 승인 2018.03.02 19:12
  • 호수 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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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마동 상권 고사 상태…중심 상권 곳곳‘빈 점포’

LF스퀘어 입점 큰 타격…홈플러스, 몰오브광양 영향도‘심각’

중마동은 인구 5만이 넘는 도시다. 광양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상권이 집중되어 있다. 사랑병원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상권은 업종이 다양해지면서 필요한 상가 수요가 늘어났고, 인접한 시청사거리 경희한의원에서 터미널사거리를 지나 강남병원까지 상권이 커졌다.

2010년을 전후해서 아웃도어 바람이 불면서 사랑병원 주변 상가는 권리금이 1억원 이상 올라간 곳도 있었지만 그나마도 상가를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였다. 주로 유명한 메이커 옷가게가 들어서면서 자연히 쇼핑객들이 넘쳐났다. 부동산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라 평당 2000만원에 거래 되는 상가지역도 있었다. 그만큼 중마동은 확실한 상권으로 자리 잡았던 지역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랑병원 주변도로 상가에는 옷가게가 한 곳도 없다. 패션 상가 자리에는 카페, 빵집, 핸드폰 판매점 등으로 업종이 바뀌었다. 장사가 안 되면서 하나둘씩 빠져나간 옷가게가 지금은 눈에 띄지 않는다. 상권이 확장되면서 생긴 시청사거리에서 강남병원까지 큰 도로변 옷가게들도 절반이상이 문을 닫았다. 폐점 세일이나 철수한 가게들이 드문드문해 중심상권이라고 말하기가 창피할 정도다.

특히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아웃도어 인기가 식으면서 매출이 줄어든데다 LF스퀘어 입점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현재 남아있는 아웃도어 가게들도 언제 문을 닫을까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다른 업종도 연쇄적으로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쇼핑객이 줄어들면 음식점이나 커피숍, 화장품 등의 업종도 당연히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F스퀘어가 문을 연지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중마동 상권은 고사 위기에 놓여있다.

중심상권에서 오랫동안 귀금속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 A씨는“현재 경제상황이 어려운 시기여서 장사가 안 된다는 생각도 들지만 확실히 LF스퀘어가 입점하면서 상권이 갑자기 무너진 느낌이 든다”면서“이런 상황이 오래가면 상인들이 언제까지 버틸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마동에서 패션 대리점을 운영하다 LF 스퀘어에 입점한 상인 B씨는“LF스퀘어에 유사 업종으로 입점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중마동에 있는 가계는 본사에서 매출이 떨어지니 문을 닫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어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할 상황이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LF스퀘어 입점자 C씨는 자기 소유의 중마동 가계 문을 닫고 LF에 입점했지만 아직까지 중마동 가계에 들어올 세입자를 찾지 못해 고민이 많다고 했다.

상당수의 중마동 상인들이 LF스퀘어에 입점을 하면서 중마동에는 빈 상가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중마동 상권이 위협을 받고 있는 요인은 LF스퀘어 뿐 만이 아니다. 대형 상권인 홈플러스는 의류, 음식점, 전자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품목으로 소비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개점 초기에는 영업실적이 낮다는 설이 많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저가 의류매장을 늘리고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 생긴 제철주택단지의 몰오브광양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업 중이다. 영화관과 음식점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제철단지 내  포스코 직원과 중마동 주민들을 끌어 모아 중마동 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몰오브광양은 패션 쪽보다는 영화관, 먹거리, 카페, 생필품 등 젊은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철단지 내 한 시민은“몰오브광양이 생기기 전에는 대부분 중마동에서 쇼핑이나 식사를 했지만 지금은 가깝고 편안한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면서“특히 영화관이 있어 시간이 나면 몰오브광양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상권 분산, 집중성 떨어져

터미널부지 상업지역 바꾸자 의견도

 

중마동 상권의 몰락은 어쩌면 예견된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중마동 개발은 1차부터 3차까지 순차적으로 개발했고, 지역마다 상업지역을 각각 배치해 상권의 집중성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계획된 도시들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을 구분해서 배치하고, 상업지역을 크게 만들어 집중도를 높였지만, 중마동은 1차, 2차, 3차 지역에 조금씩 상업지역이 분산돼 있어 자연히 상권 집중성이 떨어지면서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업지역도 좁아 대형 쇼핑몰이나 영화관 등이 들어설 자리조차 없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D씨는“계획도시가 중마동처럼 상업지역이 분산된 지역은 별로 없다. 상권이 집중돼 있어야 이것 사러왔다가 저것도 사고 할 텐데 다양성이 없다”면서“지금이라도 상권이 집중될 수 있는 곳을 개발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현재 중마동 중심부인 터미널과 주차장이 꼭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이곳을 상업지로 바꿔서 상권을 집중 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제안했다.

터미널부지는 현재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대도로 변에는 아파트 분양사무실로 임대 중에 있어 도시미관은 물론 상권의 집중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시계획을 변경해 터미널을 옮기고 상업지로 바꿔서 상가를 형성하자는 의견이 제기 된지 오래다.      

광양시는 중마동 상권을 살리기 위해 주차장을 확보하고 보도블록을 산뜻하게 교체하는 등 지원책을 펴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LF스퀘어 유치에 적극 나섰던 광양시가 이제는 꺼져가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대책에 나서야 한다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또 기존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LF스퀘어와 체결한 지역협력협약서의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과 지역상인 상생협력 방안의 이행 촉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방안이 지역 대표 먹거리 산업 육성, 향토 특산물관 오픈, 산학 협력활동, 잡월드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이지만 1년이 지난 아직까지 결과물도 없는 것이 LF와 지역의 상생약속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