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번한 교통사고…육교 설치해달라”
“빈번한 교통사고…육교 설치해달라”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03.16 17:28
  • 호수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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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례리 동주마을 앞 횡단보도‘위험천만’

광양과 순천을 오가는 국도 2호선 덕례리 동주마을 앞 횡단보도에서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곳은 이번 사망사고 뿐만 아니라 지난 수십년간 마을 주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망하는 참사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곳이어서 심각함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국토관리청의 안일한 대응으로 주민들은 교통사고 위험성을 계속 떠안고 있어 조속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국도 2호선인 이 도로는 개통 후 30여년 간 많은 주민들이 도로를 건너다 목숨을 잃었다.

A씨(광양읍)의 아버지도 최근 동주마을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망했다. A씨의 아버지는 지난 1월 13일, 순천 가는 버스를 타려고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버튼을 누르고 횡단보도 앞에 섰다. 하지만 미처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한 운전자의 차에 치여 A씨 아버지는 횡단보도에서 순천방향 34미터쯤 떨어진 곳까지 몸이 튀었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A씨는“10년 전, 할아버지도 이 구간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국도 2호선 개통 30여년 동안 마을이나 순천을 가기 위해 도로를 건너려던 주민 10여명이 사망하는 등 교통사고 위험지구다”고 말했다.

동주마을 앞 횡단보도는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설치돼 있다. 버튼을 누른 후 한참을 기다려야 보행자 신호가 들어오기 때문에 신호가 바뀐 후에도 보행자들은 달려오는 차량은 없는지 주춤거리며 확인을 하고 길을 건너야 한다.

현장 확인을 위해 횡단보도의 음향신호기를 직접 작동해 봤다. 버튼을 누르고 1,2분에서 길게는 3분이 지난 후에야 보행자신호가 들어왔고 10초간 주춤거리며 오는 차가 없는지 확인한 후에 횡단보도를 건넜다.

하지만 신호가 바뀐 지 얼마 안 되어 점멸하더니 곧바로 빨간불로 바뀌었다. 짧은 시간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은 보행자들에게는, 특히 나이 많은 마을 주민들이 건너기엔 무리가 있음을 확인했다.

게다가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의 안내음성은 지나가는 차 소리에 묻혀 전혀 들리지 않았고‘음향신호기 버튼을 누르면 10초~150초 이내에 횡단보도신호가 들어 온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판은 광양방향 횡단보도에만 부착되어 있을 뿐이다.

보행자들이 안심하고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보행자신호의 시간을 연장하고 음향신호기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곳은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과속단속기가 있다해도 순천을 오가는 차량들이 브레이크도 제대로 잡지 않고 신호도 무시하기 일쑤여서 항상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광양시 도로과 관계자는“국도 2호선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소관으로 시가 직접 관리를 할 수가 없다. 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교통안전공단에 자문을 구해 놓은 상태”라며“자문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도로과는 지난 6일, 공단 관계자와 주민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 현장 실사를 마친 상태다.

사망 사고 이후 시는 주민들의 요구로 중앙분리대 방현막을 철거해 운전자들의 시야를 확보했고 보행자주의 안내표지판, 5단점멸등 등 교통안전시설물을 보완했다. 하지만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은 보행자가 이용하는 신호등과 육교 설치다.

같은 구간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잃은 A씨는 2016년 6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주민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육교와 도로구조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예산 문제와 순천-완주 고속도로 하부 위치는 현지 여건상 육교설치가 어렵다는 답변을 전했다.

A씨는“익산지방국토관리청 순천 국도유지관리사무소는 덕례~용강 우회공사 설계가 먼저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덕례리 자전거도로 옹벽공사를 10억여원이나 들여 설치했다가 철거하는 등 혈세를 낭비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예산 운운하며 주민의 안전한 통행권을 외면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동주마을 주민들은“이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피해자,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목숨을 내놓고 건너야 하는 위험천만한 횡단보도 보다는 아치형 육교나 고가도로를 설치해 주기를 바란다”며“덕례~용강 우회도로 공사가 끝나기 전에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더욱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시와 지속적으로 협업을 해나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