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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귀농 일기<1>
“농사, 결코 쉽지 않습니다!”
[753호] 2018년 03월 16일 (금) 17:41:52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저는 2012년 귀농해서 직업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귀농 7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농사는 아직도 어렵기만 합니다.

올해 농사는 지난 가을에 활대를 설치하고 비닐을 씌워 키운 취나물 수확부터 시작 되는데 첫 농작물부터 낭패를 겪고 말았습니다.

유박 퇴비를 너무 많이 뿌려서 가스 장애가 왔어요. 새로운 취나물이 전혀 올라오지 않고 오래된 뿌리에서만 간간히 몇 개씩 보였습니다. 어렵게 올라온 이놈들도 수은주의 눈금이  올라가면서  까맣게 타 들어 가는 겁니다. 더 이상의 피해 방지를 위해 덮었던 비닐과 활대를 제거하고, 두껍게 덫칠 하듯이 뿌려져 있는 퇴비를 걷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창 수확을 해야 할 시기에 뭐 하는 짓인지…

귀농 첫해에도 발효되지 않은 우분(소똥거름)을 너무 많이 넣어서 농사를 망친 적이 있었습니다. 벼논에 흙을 채워서 밭으로 변한 땅 500평에 5톤차 3대의 우분을 깔고 고추를 심었었습니다. 두둑을 만들어 비닐 멀칭을 하고 심었던 고추의 절반이 시들시들 죽어 가는 겁니다.

이유를 알수 없어 오래 고추 농사를 지어온 선배 농부에게 자문을 구했죠. 발효되지 않은 소똥 거름 때문이라며 죽어가는 고추 모종을 뽑고 다시 심으라는 처방을 받았습니다. 시킨 대로 했습니다.

두 번 세 번 소똥냄새  맡아가며  보식을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그 해 고추 농사는 망쳐버렸던 아픔이 있습니다.“거름 때문에  그 난리를 피웠으면서 또 이 모양을 만들어 놨다”며 푸념하는 아내의 잔소리를 취나물 밭에 올 때마다 들어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농사의 실패담 하나 더 이야기할게요.

귀농 첫해, 묵어있던 풀밭을 일궈서 광양 5일시장에서 도라지씨 3만원 어치를 사다 뿌렸습니다. 흙을 섞어 주고 솔잎을 긁어다 덮었습니다. 여름을 지나면서 웬 잡초가 그리 많이 올라오는지…매일 올라오는 잡초를 뽑는 일이 반복 되었습니다. 며칠 후 매일 똑같은 풀만 뽑는 게 이상해서 맞은편에서 풀을 뽑고 있는 아내를 불러 물어 봤습니다.

“이거 뽑아내는 거 도라지 아냐?”

“애먼 소리 말고 부지런히 뽑아요, 농땡이 부리지 말고.”

아내의 대답은 도라지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그게 도라지였어요. 아내와 둘이 도라지가 올라오는 대로 다 뽑아 버렸던 겁니다. 요즘말로 웃픈 사건이었습니다.

비슷한 일이 또 있습니다. 고사리산 여기 저기 보이는 둥굴레를 캐다가 한곳에 모아 심어서 열심히 키웠습니다. 이듬해 이웃 고사리산에 고사리를 끊으러 오신 달진이 아부지께서

“이샌, 뭔 풀을 키운당가”

“풀이라뇨 무슨 말씀이신지…”

30년 동안 자영업을 하면서 불렸던 익숙한 소리가 아닌‘이샌’이라는 말에 놀랐고‘풀’이라는 말에 더 놀랐습니다. 의욕적으로 산을 헤매며 캐다 심은 건 둥굴레가 아니고 둥굴레와 잎이 똑 같이 생긴‘애기나리’였습니다. 부끄러움보다 허탈함이란…

7년차 농부에게 농사는 아직도 어렵기만 합니다. 흔히들 하던일이 잘못 되면“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 뭐!”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모든 기술 중에 제일이며 가장 존경 받는 것이 농업이다”라고 했습니다. 농사와 농부의 삶, 쉽지 않습니다.                          이우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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