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경각심 위한 광고?”코뿔소 충돌 안전 표지판‘논란’
“작품? 경각심 위한 광고?”코뿔소 충돌 안전 표지판‘논란’
  • 이성훈
  • 승인 2018.03.23 18:01
  • 호수 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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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VS실수 아니냐”해석 분분…전남도 제작, 각 시군 설치

길호대교 교차로 부근에 설치된 교통사고 예방 표지판을 두고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이라는 의견과 사고로 찌그러진 간판이라는 의견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표지판을 보면 노란색과 빨간색 신호등을 켠 코뿔소 두 마리가 충돌하고 있는 간판을 세워놓았는데 그림상으로 충돌뿐만 아니라 실제 간판도 찌그려 뜨려 입체적으로 표현 한 것이다.

간판 기둥 역시 수직으로 똑바로 설치한 것이 아니라 경사지게 세워놓고 있어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교통사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나가는 운전자들은 찌그러진 교통사고 안내 간판이 다소 낯선데다 한눈에 보기에 의도적인지 사고로 찌그러진 것인지 혼선이 오가고 있다.

급기야 최근 김진환 광양참여연대 사무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코뿔소 간판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의견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이라는 말에 동의했지만 이 광고가 적절한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최은주 씨는“광고 프레임만 찌그러지고 지지대는 그대로여서 작가의 의도적인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정 씨는“간판 내용은 참 좋은데 설치장소가 너무 외진 곳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걸어 다니면서 간판이 부서진 줄 알고 올려다본 적 있다”며“좀더 많은 운전자들이 볼수 있는 곳으로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재율 씨는“디자이너의 현실감 있는 감각에 경의를 표한다”고 칭찬했다. 이우연 씨는“찌그러진 간판을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해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혐오를 주고 있다”며“작품을 논하기 전에 시각 공해는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진환 사무국장은“의견을 밝힌 분들은 대부분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이라면 안내판 아래에 조금이라도 작가 소개와 의도에 대해 설명해줬으면 더 좋았다”고 아쉬워했다.

김 사무국장은“안내판 뒤편도 찌그러져 있어서 시민들이 자칫 사고로 찌그러진 안내판을 고치지 않고 의도적인 해석을 넣어 그냥 게시한 것은 아닌지 오해할 수도 있다”면서“안내판 뒷부분은 본래 안내판처럼 정상적으로 제작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광양시에 확인한 결과 이 광고판은 전남도에서 제작해 각 시군에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형찬 교통과장은“찌그러진 코뿔소 광고판은 의도적으로 제작된 것”이라며 “시는 장소만 알려줬고 제작과 설치는 모두 전남도에서 한 것이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교통신호를 잘 지키라는 의미를 현실적으로 표현한 광고인데 일부 시민들이 사고로 찌그러진 간판이 아닌지 문의가 들어온다”면서“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안내판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