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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조선제일향의 자부심을 찾자(2)'
이종태, 광양문화원 부원장
[754호] 2018년 03월 23일 (금) 18:14:00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소금과 김을 짊어지고, 꽁보리밥 곰치에 된장으로 허기를 달래며, 계절 따라 지천에 피는 진달래, 원추리, 구절초와 눈꽃을 벗 삼아 소백산맥 끝자락 준령을 넘고 또 넘었다.

땀은 흘러 소금 꽃을 피웠고 소태보다 쓴 침을 삼키며 처자식 목구멍 밥 넘어가는 것만을 생각했다.

시간이 많이 흘러도 가난은 계속되었다. 연기 적고 불 담 좋다는 억불봉 넘어 싸리나무는 시장에 내다 팔고 인근 산 개꽃짱아리로 아궁이에 온기를 지폈다.

어머니와 딸은 취나물과 쑥을 찾아 산골짜기를 뒤졌고, 아버지와 아들은 송쿠(송기: 소나무 속껍질)를 벗겨와 썰고 말렸다. 고구마가 주식의 반을 차지하고, 파장에 무밥이 오를 때 둘러앉은 밥상에 웃음이 돌던, 많이 부족한 시절이 이 땅에 있었다.

열악한 환경과 고달픈 삶은‘광양사람 앉은 데는 풀도 안 난다’는 말이 되어 손바닥 못처럼 박혀 남았다. 고난은 때로 여유를 빼앗아 가고 아집의 갑옷을 입힐 때가 있다. 높은 톤의 억양은 고집스러움과 차별을 좋아한다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는 광양은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시는 제철소와 컨테이너부두 덕분으로 인근 시군과 달리 인구가 배 가까이 늘고 정직하고 성실히 일하면 도내 어느 지역보다 일자리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용이한 살기 좋은 도시라 평가받고 있다.

도립미술관을 당당히 경쟁으로 유치하고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을 잘 낳아 잘 기르자는 소중한 지혜도 찾아냈다. 지금껏 한이 되었던 교육도시로서의 경쟁력도 어렵게 확보하였다.

그러나 관내기업들에 근무하는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무릅쓰고 인근 시로 출퇴근을 하고 있고, 사람들이 점심식사나 손님접대를 위해 시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식재료나 공산품을 인근 시에서 구입해오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있다.

어느 정도 시가 자족규모를 유지 할 때 자영업 등 모든 분야가 손익분기를 맞추고 여력으로 품질향상과 서비스 개선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볼 때 우리 모두의 성찰이 필요할 때이다.

역사학자들은 중국이 인류문명사에 소중한 4대 발명품을 발명하고도, 17세기까지 우위를 지키던 역사의 주역을 서양에 내준‘대분기’의 원인을 이야기하며 석탄을 이용한 증기기관의 발명과 신대륙의 자원 확보, 과학과 결부된 실험에 기초한 기술혁명 외에 또 다른 문화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그 문화는 유전적 타고남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전달되며, 공유하고 축적되며 다듬은,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념·가치·선호의 집합체가 진취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시대는 폐쇄적 단결보다 외부에 대한 손 내밈을 요구하고 있다.“인류의 발전은 불의 발견이나 언어의 사용보다 변화의 수용과 미래에 대한 긍정적 상상의 결과”라는 말이 있다.“진리는 집단의 대화라는 상호작용 속에서 태어난다”고 했다.

나름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본다. 먼저 관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우리시에서 거주하도록 도와 줘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원주민과 전입인 간의 의견차를 줄여 상호 이해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

대다수 외지에서 전입한 분들은 비교적 오래 살아오며 무언가 의욕적으로 일해 보려 하여도 광양사람들은 피선거권은 물론 모든 부분에서 차별적 태도와 폐쇄적 성향을 보인다며 아쉬워한다. 그 정도가 원래 거주해온 광양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광양시의 경쟁력은 이분들을 부드러운 자세와 따듯한 가슴으로 안아주는데서 출발하여야한다.

둘째는“광양 가서 말자랑 하지 말라”는 말 때문일까? 광양사람들의 말투는 일반적으로 언쟁하는 것처럼 들려, 듣는 이에게 불편을 느끼게 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칭찬의 말보다는 험담의 말이 많고, 타인의 노력을 살펴보는 배려와 격려 보다는 단편적이고 다듬어지지 않은 자기의 주장을 힘주어 말하며 토론문화에 역행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띤다.

덴마크는 75%의 높은 세금부담에도 국민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의 성숙된 문화에 그 뿌리가 있다고 본다.

홍콩은 도시단위로 보면 세계최고의 장수촌이라고 한다. 남성평균 81.3세, 여성평균 87.3세로 2년 연속 일본을 제쳤다. 세계에서 가장 협소한 주택에서 살고, 외식이 많은 편이며, 교통량이 많아 대기오염도 심각하여 모든 면에서 장수이미지와는 멀어 보이나, 아침이면 공원에 나가 삼삼오오 모여 운동을 하고, 외식이나 한방차를 함께하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큰소리로 떠들면 진지하게 들어주고 웃음으로 화답하는 생활태도가 큰 원인이라고들 한다.

광양시 발전의 초석은 소박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축복해주는 ‘하나 된 화합’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보름의 달집태우기를 보며 도다리 쑥국 같이 제철음식이 주는 깊은 맛 같은, 쪽파와 자반 무침 같은 궁합 맞는 음식에서 느끼는 상큼한 향기 같은, 성숙된 시민의식이 쥐불놀이처럼 번져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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