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월요일>
<시 읽는 월요일>
  • 광양뉴스
  • 승인 2018.03.30 18:46
  • 호수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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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정희 •전북 김제출신 •글님 동인 •광양문인협회회원

지진, 그 후

 

기우뚱,

좌우로 나를 키질하며 보내온

아득한 곳으로부터의 메시지

매 순간 눈높이를 맞추어주지 않은 거에

성이 난 것은 아닌가요, 당신

 

이제부터 그대 붉은 심장과 같은

뜨겁고도 깊은 과묵한 시위에

귀 기울여 보기로 하겠습니다

지나간 시간의 위태로운 바깥에서

산산이 금 간 소중한 것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보기도 하려고요

 

생의 골목이 울렁거릴 때마다

기울어진 창가에 기대어

노을을 바라보는 연습도

물론 필요하겠지만요

 

늘 치올려보던 습관을 접고

깊은 안쪽의 생각을 더듬어 볼 수 있어서

당신을 찾아가는 걸음이

아직 늦지 않아서 참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