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그 후
기우뚱,
좌우로 나를 키질하며 보내온
아득한 곳으로부터의 메시지
매 순간 눈높이를 맞추어주지 않은 거에
성이 난 것은 아닌가요, 당신
이제부터 그대 붉은 심장과 같은
뜨겁고도 깊은 과묵한 시위에
귀 기울여 보기로 하겠습니다
지나간 시간의 위태로운 바깥에서
산산이 금 간 소중한 것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보기도 하려고요
생의 골목이 울렁거릴 때마다
기울어진 창가에 기대어
노을을 바라보는 연습도
물론 필요하겠지만요
늘 치올려보던 습관을 접고
깊은 안쪽의 생각을 더듬어 볼 수 있어서
당신을 찾아가는 걸음이
아직 늦지 않아서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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