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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적> 매화잔치는 끝났다
송봉애 시인·문화관광해설사
[755호] 2018년 03월 30일 (금) 18:53:01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긴 겨울의 늪을 빠져나와 나무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부산하게 관절을 풀 때면 숲들은 일제히 동맥이 뛴다. 그리고 꽃들이 하나 둘 기지개를 켜고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갈 때면 매화 꽃망울이 부푼다.

아! 이젠 봄날이다. 길고 지루했던 겨울은 또 하나의 계절 속으로 사라지고 섬진마을 매화는 잔치 준비에 바빴다.

그동안 쉰 일곱 해를 광양사람으로 살면서 난 그저 누군가 펼쳐 놓은 잔치마당에 떡 고물을 만지작거리며 구경꾼으로 살아왔다.

어쩌면 방관자로서 그저 당연한 논리를 펼치며 축제의 모순점들을 역설하며 나름의 잣대로 평가하기에 바빴다.

‘문화관광해설사’라는 본연의 업무를 안고 참가했던 올해 봄날의 매화잔치는 내게 있어 새로운 경험이었고 책임감 또한 따랐던 잔치였다.

나에게 부여받은 축제장 근무를 위해 새벽부터 두꺼운 외투로 무장을 하고 나섰던 길, 그 길 위에는 매화꽃 향기보다 진한 사람의 향기가 존재했었다.

이른 새벽부터 교통 통제를 위해 지휘봉을 휘두르는 사람들, 상황실에서 축제의 전반적 통솔을 위해 점검하며 뛰어다녔던 직원들, 그리고 안내소에서 편의시설과 교통시설 등 상춘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했던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 그들의 숨은 노력들이 일궈낸 아름다운 매화잔치였다.

구름처럼 몰려든 상춘객들에게 환한 미소로 길을 안내하고 그들의 물음에 답하며 보냈던 <문화관광해설사>로서 나의 첫 경험은 또 하나의 알곡을 여물게 하는 발판이 되었다.

작가 김훈은 <자전거 여행 >에서

“나무가 몸속의 꽃을 밖으로 밀어내서 꽃은 품어져 나오듯 피어난다. 꽃핀 매화 숲은 구름처럼 보인다. 매화는 가지에서 떨어져서 땅에 닿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그 잠시 동안이 매화의 절정이고 매화의 죽음은 풍장이다. 강물로 떨어져 내려앉을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의 찬란한 향연 그야말로 그 순간이 꽃이 피고 지는 아름다움의 절정이다.” 라고 말했다.                    - 자전거 여행 중에서 -

그렇다. 이젠 매화잔치는 끝났고 꽃잎은 한잎 두잎 풍장을 한다. 푸른 섬진강으로…

매화의 풍장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사는 삶이 찬란하고 고귀한 삶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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