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131]
박옥경의 논술교실[131]
  • 광양뉴스
  • 승인 2018.04.06 18:14
  • 호수 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그림감상문을 쓸 때면 오로지 화가의 주관으로 그린 그림을 보고 우리 학생들은 어떤 상상을 하며 어떤 느낌을 받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아주 뜻밖의 감상을 듣게 되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고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몇 번씩 물어보게 돼요. 글자 없이 그림으로만 이야기하는 화가의 마음을 읽으면서 무한한 상상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펼쳐지는 것 같아요.

정서문 학생은 장편 소설 읽기를 좋아해요. 글밥이 조금만 있어도 책을 잘 못 읽는 학생들이 요즘 많은데 참 대견하고 기특해요. 그래서인지 상상력과 어휘력이 남다르게 풍부하지요.

드가의‘무희’를 보고 동화같은 상상을 하고, 또‘춤추는 사람’이라는 뜻의‘무희(舞姬)’를‘희망이 없다’는‘무희(無希)’로 생각한 것도 너무 재미있어요. 아쉬운 점은 화가에 대해 좀 더 알고 쓰면 그림감상문을 더 훌륭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예요.

그림을 보고 많은 상상을 해보세요. 상상력과 창의력이‘잭과 콩나무’의 콩나무처럼 자라서 누구나 동화 한 편 거뜬히 쓸 수 있을 거예요.
 

<그림감상문>                              

                                      주석병정과 발레리나 아가씨

광양중진초등학교 6-4 정서문

어느 날, 이 그림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슨 그림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자세히 보니 어느 동화 속 한 장면인 것 같았다.

활활 타오르는 불, 혼자 남겨진 발레리나 아가씨는 슬픈 얼굴로 서 있었다. 불길 속, 한 신사가 서있었다. 발레리나 아가씨는 그를 보며 울고 있었다.

못된 악마가 인형들에게 장난을 쳐서 인형들은 모두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었던 신사는 그녀가 사랑했던 주석병정이었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주석병정은 녹아내릴 것이다. 그 때 하늘이 도왔는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발레리나 아가씨의 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둘은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내용이 상상되었다. 이 그림에는 절망에 빠진 여인, 신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그런데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바보 같아 보인다.

불이 났으면 대피를 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어서 인형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구름같이 떠있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일을 이렇게 만드는 악마가 아닌가 생각했다.

이 그림의 좋은 점은 생생해서 마치 내가 그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아쉬운 점은 그림의 장소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 그림의 주요색은 갈색이고 갈색은 어두운 색이라서 슬픔을 표현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이 전하려는 의도는‘인생은 살면서 비극적일 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 같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드가’이고  제목은‘무희’다. 이 제목을 보니 ‘무희’라는 글자가‘희망이 없다’는 뜻 같았다. 나는 이 그림의 제목을 ‘주석병정과 아가씨’라고 지었다. 내가 지은 제목이 동화제목 같아서 동화를 상상해서 떠올리게 되었다. 내가 지은 제목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