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경의 논술교실[132]
박옥경의 논술교실[132]
  • 광양뉴스
  • 승인 2018.04.13 18:55
  • 호수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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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 박옥경 (광양중진초등학교 방과후논술교사)

우리가 사는 광양은 참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20분 정도만 자동차를 달려서 가면 산과 강과 바다가 나오지요. 사계절마다 변화하는 모습은 신비롭고 그 신비로운 모습을 직접 경험하기도 쉬운 곳이에요.

이은준 학생이 가족과 백운산에 갔다 온 일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잘 정리했네요. 물소리와 새소리가 같이 어울려 노래하는 소리로 들렸다는 표현도 전에는 쓰지 않던 발전된 표현이에요.

백운산이 마법의 숲처럼 신기하다고 사월에 눈을 볼 수 있게 해줘서 행복하다고 생각을 풍부하게 표현했어요. 생활문을 자꾸 쓰다보면 이렇게 감정이 풍부해지고 표현력이 좋아져요.

생활문은 다른 글에 비해 특별한 형식이 필요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겪은 일을 자연스럽게 쓰면 돼요.

경험한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많이 쓰길 바래요. 이은준 학생은 산의 기온이 변덕쟁이라는 것까지 직접 체험하고 왔으니 값진 등산이 되었네요.

 

 

<생활문>

 

광양중진초등학교 5-2 이은준

 

백운산 등산

 

지난 일요일에 가족과 함께 백운산을 등산하였다. 날씨가 좋아서 빨리빨리 올라갈 수 있었다. 올라가는 길에 물소리와 새소리가 같이 노래하는 것 같아 듣기 좋았다. 산중턱에 다다르니 갈림길이 있었다. 어려운 곳, 쉬운 곳이 있는데 일부러 어려운 코스를 선택했다. 백운산은 자주 오는 곳이지만 참 익숙치 않았다. 매일매일 새로운 느낌이다. 마치 마법의 숲처럼 말이다.

 올라가던 중 놀라운 것을 보았다. 바로 뭉쳐서 던질 수 있을 만큼 눈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4월에 눈을 만지고 던질 수 있다니 참 행복했다. 한참을 올라가니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이 나왔다. 다 세어보니 500계단 정도 됐다. 그 계단을 오르니 다리가 남아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게 힘든 계단 길을 마치고 정상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챙겨온 밥을 먹었다. 꿀맛이었다.

그런데 바람이 심술을 부리는지 점점 더 거세게 불었다. 결국 다 먹지 못하고 얼른 정상으로 올라갔다. 정상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달아나듯이 내려왔다. 아주 빨리. 그랬더니 순식간에 산 중턱이었다. 거기서부터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천천히 내려왔다. 내려오면 내려올수록 더 따뜻해졌다. 산 위의 기온과 산 아래의 기온이 따로따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산의 기온은 변덕쟁이라는 것.

힘듦과 피곤이 어깨에 쌓인 듯 산을 내려오니 몸이 무거워진 것 같았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어서 가족과 등산을 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맑은 바람과 시냇물 소리, 새 소리는 어울려서 노래를 한다. 4월에도 눈을 보여준다. 나뭇가지에 새싹과 꽃들을 보여준다. 바람이 너무 심술을 부리지만 앞으로 계속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백운산은 신기한 마법의 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