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물결 가득한 수채화 세상…꽃길만 걸어볼까
노란 물결 가득한 수채화 세상…꽃길만 걸어볼까
  • 이성훈
  • 승인 2018.05.11 18:50
  • 호수 7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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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객 유혹하는 광양읍‘서천 유채꽃 길’

유채꽃의 꽃말은‘쾌활’이다. 유채꽃은 봄이면 들판을 물들이는 노란 꽃으로 유명하다.

우리 지역에서도 유채꽃 장관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진월면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라 노란 유채 물결과 커뮤니티센터 뒤편 유채꽃 군락도 장관이다.

광양읍 서천변도 빼놓을 수 없는데 광양불고기 먹거리타운을 지나 도월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서천 들판은 요즘 유채꽃 가득한 노란색 물결을 볼수 있다.

얼마 전 kbs2TV에서 방영한‘배틀트립’에 나온 서천변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공중에서 바라보는 꽃 세상 가득한 서천변과 자전거를 타며 봄을 만끽하는 시민들, 저녁에 무지개 분수를 보며 낭만을 느끼는 사람들, 광양불고기를 매실장아찌와 먹으며 그 맛과 향에 놀라는 연예인들. 너무 가까이 있어서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화면을 통해 색다른 눈으로 보니 과연 이곳이 시민들이 날마다 이용하던 서천의 모습인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광양은 거창하지 않더라도 구석구석 마다 아름다운 곳이 참 많다. 연재하고 있는‘길을 걷다’를 통해 동네 곳곳을 직접 다녀보면 더욱더 많이 느낀다.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는 광양은 매력이 가득한 곳이다.

서천은 지금 냇가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에 쉴 새 없이 노란 꽃잎이 흩날린다. 유채꽃 물결 사이로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사진도 찍으며 여유롭게 오후를 보낸다.

아이들은 비누방울을 날리고 가족과 연인들은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바쁘다. 가만히 걷기만 해도 파란하늘에 노란물결 가득한 서천 유채꽃길은 마음을 설레기도, 차분하게도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요즘 선거철이여서 후보들 선거 사무소를 자주 방문하고 개소식도 취재하는 시간이 많다. 각 사무소마다 그야말로 전쟁이다. 선거는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해서 출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사무소는 항상 긴장모드고 아무래도 딱딱할 수밖에 없다.

후보들, 캠프 관계자들과 이래저래 복잡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직 우리나라는 선거가 축제라기보다는 정치인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오로지 당선자만이 돋보이는 선거의 세계, 패배하는 순간 떨어진 후보들의 존재감은 아지랑이처럼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선거는 냉혹하고 잔인하다.

하루 종일 귀가 따가울 정도로 냉혹한 이야기들만 듣다보면 여유는 없어지고 머리는 멍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럴 때 가장 머리를 식힐 수 있는 매개체는 나무와 꽃, 그리고 발걸음이다. 서천변에 나풀거리는 유채꽃 세상을 터벅터벅 걷다보면 복잡한 머리는 어느새 정화된다. 꽃밭 사이를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 나비와 꿀벌 때문에 노란 유채꽃은 더욱더 예뻐 보인다. 냇가에 노니는 손톱만한 물고기들의 여유로운 움직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서천변의 매력은 무궁무진함에 있다. 황량한 겨울을 이기고 나면 봄부터 가을까지 그야말로 이곳은 꽃 세계다. 벚꽃과 유채꽃, 꽃양귀비와 꽃잔디, 장미, 그리고 코스모스까지…서천변은 사계절 내내 쉴 틈이 없다. 백운산에서 서천으로 단 하루도 물을 흘려보내지 않은 날이 없으며 한여름 엄청난 폭우가 쏟아질 때면 검붉은 흙탕물이 서천변 전체를 집어삼키기도 한다.

요즘에는 은어 치어를 풀어줄 시기인데 은어가 자라면 서천 일대는 이제 물고기 세상으로 가득할 것이다. 이런 다양함이 있어서 읍에 가면 꼭 서천을 가보게 된다.

유채씨의 약 40% 정도가 기름인데 씨에서 짜낸 유채 기름은‘카놀라유’이다. 노란 유채꽃은 사람에게 쾌활함과 여유를 주고, 씨는 기름으로 짜서 먹으니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에게 혜택만 줄 뿐이다.

서천 유채꽃은 따뜻한 봄기운을 듬뿍 입고 이번주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유채꽃 꽃말처럼 들판을‘쾌활’하게 거닐며 이제 저 멀리 지나가는 2018년의 봄을 만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