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확인·당부하는 수준” 우수의원 선정 못해
“대부분 확인·당부하는 수준” 우수의원 선정 못해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6 15:49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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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협의회 의정지기단, 행정사무감사 평가 발표 전문성 갖춘 전담자 배치, 행·의정감시단 ‘연중활동’
 
 
광양참여연대와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양YMCA, 광양YWCA로 구성된 광양시민단체협의회는 시민의 알권리 충족과 행·의정에 참여하기 위해 의정지기단을 구성,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열린 광양시의회 제130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활동을 모니터했다.

시민단체협의회의 의정지기단 활동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보다 나은 성과를 얻기 위해 단원들은 교육환경개선사업의 집행내역 등을 비롯한 20여 가지의 중점 점검사업을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정책 모니터를 실시했으며,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의원들의 감사활동에 임하는 준비정도와 노력을 정량평가 해봤다.

또한 단원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별도의 시간을 할애, 의정모니터 활동이 활발한 광주지역 활동가를 초청해 4개항 50점 만점(출석 10점, 이석 10점, 품위 10점, 발언 20점)인 체크리스트의 작성요령을 교육받는 등 지난해보다 준비를 많이 했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난 1년 동안 광양시가 실시한 다양한 사업들과 예산에 대해 사업의 적법성과 합목적성, 그리고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사업의 우선순위 결정 등 모든 행정행위들에 대하여 보고받고 서류검토와 정책질의로 문제점들을 파악해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의 고유한 활동이다. 

시의회 의장을 제외한 10인의 시의원 전원이 참석한 이번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위원장 이정문)는 11월 28일과 29일 양일간은 의원사무실에서 서류감사를 실시하고, 11월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간은 본회의장에서 광양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과 민간위탁사업자들을 증인으로 참석시킨 가운데 정책질의를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정사무감사기간 의원들과 집행부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역할수행에 최선을 다했다고 보이나 아직도 여러 부분에서 구태의연한 모습들을 답습하는 등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집행부에 대한 평가
집행부가 내보인 몇몇 문제점들 중 가장 큰 것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원활한 감사 진행을 위해 집행부의 업무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12월1일자 논평참고). 의회가 사전에 집행부에 수감 협조를 요청했음에도, 사안에 비추어 그다지 급박하지 않는 위원회를 개최함으로써 감사일정을 조정케 하고, 감사 시작시간 직전에 일방적으로 연기를 요구해 행정사무감사가 일시 중지되게 하는 등 수감기관의 자세로 보기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둘째, 불성실한 자료준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집행부의 각 실·과·소단위로 이루어진 방대한 분량의 사업내역들을 짧은 시간에 모두 취합해야 하는 애로는 이해가 되나 주요사업 주관부서의 표기 오류나 오탈자가 발생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셋째, 소신 없는 답변과  업무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다.
그동안 실·과·소장들이 “잘 모르겠다”,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는 유형의 답변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담당 부서의 업무답변이면서도 사업의 책임자로서 사업설명에 소신이 없고, 제출한 서류의 간단한 확인에서도 내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소관업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답변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모습은 사업의 적정성이나 신뢰를 잃어버려 졸속시행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실·과·소장들의 특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의원들에 대한 평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의원들은 자료준비나 질의내용면에서 구태의연한 모습들이 나타났다. 몇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의원들의 정책질의 시간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질의내용에 편향성이 심했던 문제이다. 제한된 질의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위원장이 여러 차례 질의시간을 지켜 줄 것을 당부했으나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내용도  민원사항이나, 허가관련사항들에 집중되어 전체 진행에 방해를 가져와 결국 여타 부서에 대해서는 형식적으로 치우쳐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졌고 질의내용에도 편협성이 많이 나타났다.

둘째, 짧은 감사기간 동안에 현장조사를 실시 한다는 점의 문제이다. 실질적으로는 5일 밖에 감사를 할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굳이 짧은 감사기간에 현장 확인을 나가는 것은 평소 의정활동이 나태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현장 확인은 평소의 의정활동 중에 미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 공무원들이 대기하는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내부감사에 집중하는 노련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미디어 사용의 활성화를 이루지 못하였다는 점의 문제이다. 작년에 처음 사용한 빔-프로젝트나 미디어의 사용빈도가 원년의 활용도에 비해 현격히 낮아졌으며, 사용한 의원의 수도 절반 수준이었다.
정확한 현장 사진을 제시하여 감사장에서 감사자와 수감자가 동시에 문제점을 공유할 수 있는 현장 사진들이나 데이터 등은 앞으로 여러 방법들로 진보하여야 할 대목들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시설물마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 할 수 없으며 미디어기기 관리에도 평소 세심한 주의가 당부된다.

기타사항으로 지역구의 이익과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 의원들이 집요하게 장시간 사용한 점과 서류감사 시 수감대기자와의 면담시간을 사전에 지정하지 못하여 관계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많이 기다리게 한다거나, 한꺼번에 몰려오게 한다든지 하여 집행부의 업무마비를 초래하는 점은 충분히 사전에 방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일부 의원의 고압적인 자세나 실내 흡연은 즉시 개선되어야 한다.
 
총 평
기초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자 역할이라고 말하면서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한 사항들을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나 방법이 없어 서류로서 사장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상호 보완적 동반자로서의 신뢰의 관계가 강조되고 의회는 집행부에 정책대안 제시자로서, 집행부는 의회의 대의권을 존중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부족한 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집행부가 자료준비의 불성실과 수감자세의 불량 등 행정사무감사를 적당히 넘기는 된다는 사고, 소극적이고 면피성 답변 등의 모습을 보였는데 이 같은 행위는 행정사무감사를 형식화 하고 효율성의 저하를 가져와 연례적인 통과의례로 몰고 가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고압적이고 비합리적인 질문을 해대는 의원들도 문제지만 “검토해보겠다”, “시정하겠다”는 상투적 답변으로 일관하는 피감기관의 태도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감사에 임한 의원 중 사정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시정지기단 활동에 대해서 호의적인 모습을 보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되나, 감사에 임하는 의원들의 사전준비나 감사의 적극성 및 대안 제시 등 전체적으로 전년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든다. 올해 행정사무감사에도 구체적인 정책대안 제시보다는 문제제기와 개선을 촉구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광양시민단체협의회 의정지기단은 모니터 결과를 종합해 우수의원을 선정키로 계획했으나 의원들이 평가항목에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특별히 차별화된 수준의 질의나 발전된 질문을 하지 못하고 대부분 확인하고 당부하는 수준으로 끝나는 등 특별히 선정할 의원이 없어 우수의원을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시의정지기단의 반성과 향후 계획
광양시민단체협의회 시의정지기단은 연간 활동을 할 전담 실무자가 없는 상황에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이나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의원 간의 활동의 자질과 전문성 및 감사의 적정성 문제에 관하여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감시단의 전문성을 갖춘 전담 실무자를 배치하여 연중 감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으며, 행·의정감시단을 구성하되 분야별 전문성과 업무의 효율성을 살리기 위하여 체계적인 감시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지방자치의 발전과 생산적 의회 정립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광양시가 살맛나는 사회,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다.                              
 
/시민단체협의회 의정지기단
 
입력 : 2005년 12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