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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종태 광양문화원 부원장
[769호] 2018년 07월 06일 (금) 17:51:06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삶과 식도락

   
 

 

최근 몇몇 책들은“특정문화권을 하나로 묶는 정체성은‘언어’·‘역사’등의 거시적 개념보다‘음식문화’가 영향 준 바 크다”라거나“인류가 식품을 차지하기 위한 과정이 인류의 진화를 이끌었고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다”고도 하고,“9가지의 주요 식품이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는 이야기도 한다.

이렇게 거창한 문제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며 이따금 지인들이 서로 만나 음식을 나누어 들며 담소하는 기회가 늘고 있고 또한 행복한 시간이 되고 있다.

하긴 TV의 먹방 프로가 판을 치기 전에도 어느 스님은“법문 위에 밥문이 있다”했고, 오랜 통계지만 뉴욕의 중년여인들이 멋진 섹스보다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맛좋은 음식을 먹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고되면서도 소득 맞추기가 어렵다는 식당업, 이를 이용하는 시민의식, 그리고 성숙된 식사 문화에 대해 고민해 볼까한다.

마땅히 할 것 없을 때 개업도 선뜻 하고, 쉽게 폐업도 하는 식당운영에 대해 전문가들과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을 찾아보았다.

“요리는 창조적인 직업이고 고도의 응용력이 요구되는 예술이다”라는 말이 먼저 눈에 띈다. 음식은 그림·글씨·음악 등 타 예술보다 소박한 소시민들에게 까지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소중한 예술임에 틀림없다. 나름 소명의식과  창조적 노력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도쿄에서 중화요리로 세계 최초 중식과 일식의 예술적 결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으며 3년 연속 최고라 평가받은 고바야시 다케시 셰프는 명성 뒤에 따라붙는 지점도 내지 않고 18석의 작은 식당을 29년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좋은 식재료로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즐거움과 손님들과 주고받는 즐거운 인사와 대화, 자기돈 주고 먹으면서도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하는 손님들을 보는 것이 돈보다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물론 일본인 식성을 고려하여 육류보다 새우·가리비 등 생선류와 어패류를 가려 쓰는 등 차별화에도 신경 씀은 물론이다.

작은 식당까지도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와 품질개선을 위한 노력은 필수적인 것 같다.“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고양하는 것은 뜻밖의 행복감을 준다”성취 못지않게 과정을 즐기는 태도 또한 같다. 맛 집이라고 소문난 집을 보면 손맛·정성·특색 등 무언가 차이가 난다는 느낌을 받는다.

옛날 52년간을 재위하고 조선 임금들의 평균수명인 47세보다 비교가 안되게 83세까지 장수하신 영조대왕께서는 검소하게 3찬을 즐기셨다 하나, 대부분 임금님의 아침저녁 수라상은 종9품 주방장의 지휘 하에 14개 분야에서 관노들이 진상된 지역특산품으로 정성들여 만들고, 궁녀들이 차린 12첩 반상을 드셨다 한다.

요즘 일부회식모임 또한 몸을 적게 쓰는데서 오는 식욕부진과‘이녁 목구멍에 넘어가는 것 가지고 갈세 말자’는 객기 등으로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며 미식을 탐하다 보니 이에 못지않은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말쟁이들은 미식가의 특징까지 이야기하여“타고난 미식가는 중간키에 얼굴이 둥글고 이마가 좁으며 작은 코를 가졌다”고 구체적으로 표현까지 한다.

그러나 미식은 자주하면 평상식이 되고 이따금 하면 평상식의 소중함을 불평하게 되니 즐길 것이 못된다고 생각한다.

영국속담에“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 라는 말이 있고, 스위스 등 많은 나라에서“걸으면 병도 낫는다”고도 한다.

심영순 요리 연구원장은 삶의 의욕을 충전하기 위해 아침은 왕처럼 즐기고, 점심은 점을 찍듯이, 저녁은 소박하게 들라고 당부한다.

역사가들은 수렵과 채집시대 인간은 한 달에 수 백 종류의 먹거리를 섭취하였으나, 정착하여 경작생활을 하면서부터, 다수확과 맛을 중시하다보니 영양섭취의 80%이상을 12개 작물과 5종의 동물에 집중하게 되었다 지적한다. 고로 제철음식을 골고루 먹고, 적어도 먹는 것에 있어선 절대선악이 없다며 좋은 식품이라 하여 구별하며 편중하지 말라고 일러준다.

특히 설탕은 만병을 부르는 달콤한 유혹인바 단맛이 딸기·토마토·수박·콩물 등의 고유한 향기를 식별하는 원초적 미각을 손상한다고 충고한다. 심지어는 “먹는 음식이 나의 감정을 형성하고, 먹는 것이 바로 나다”라는 말까지도 있다.

맛좋고 즐거운 회식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영업에 종사하는 분이나 손님 모두에게 약간의 노력과 서로를 배려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손님에 대한 관심과 친절은 가계를 다시 찾는 동기가 되고, 넓게는 외지인으로부터는 광양시의 시민의식과 문화수준의 평가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손님들은 고객들을 위해 땀 흘리는 종사자들의 노고를 칭찬과 위로를 해줌으로써 더 질 좋은 음식으로 보답되는 상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 반대로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심한 독촉이나 무심코 던진 짜증은 모처럼의 소중한 시간을 망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특히 전남은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수명이 전국에서 가장심해 13년 이상 차이가 난다하니 가능하면 균형 잡힌 식단과 식습관에 모두의 노력과 지혜가 요구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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