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예술인 작품 구입‘실효성 논란’제기
지역예술인 작품 구입‘실효성 논란’제기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07.13 19:09
  • 호수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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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년 동안 1억7000여만원 상당 작품 구입,‘돈 값’했나?
커뮤니티센터 다목적홀 로비에 시가 구입한 작품이 걸려있다.

- 작가 위해 지속적인 지원, 효율적 방안 고민 필요

광양시가 지역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작품을 사들이고 있지만, 일회성 성격이 강해 작가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다 효율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림, 서예, 사진, 공예 부문 90여 작품을 1억7000여만원을 들여 구입, 의회로비, 사라실예술촌, 문예도서관, 커뮤니티센터, 노인복지관 등에 전시하고 있다.

지역예술인 작품 구입은「광양시 문화예술진흥 조례 제2조」 및 「제3조 지역문화예술진흥사업」의 일환으로 구입 대상 작가는 △공고일 현재 3년 이상 광양시 주소 유지 △지역내에서 예술 활동 하는 자 △개인전 1회 이상 개최 △기획전, 그룹전 3회 이상 출품경력자 △최근 3년 이내 전국 규모 해당부문 공모전 3회 이상 입상경력자 △국내외 해당부문 초대전 출품자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광양시 문화예술과가 제공한 작품구입 자료를 살펴보면, 지역에서 활동하지 않는 작가들도 소수 포함돼 있고, 작품구입 금액도 300만원 이내로 제한돼 있지만, 2011년 모 작가의 작품구입 금액이 300만원을 훌쩍 넘은 경우도 있어,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더나가 시가 작품 당 구입금액을 300만원 이내로 책정, 매년 3000만원의 예산을 세워 외부 심사위원을 초빙해 블라인드식 작품 선발을 통해 작가들의 작품에 ‘값’을 매기고 있다는 설명에도, 이에 대한 지역작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주현 사라실예술촌장은“예술촌을 방문한 사람들이 종종 그림을 보고‘누가 그렸냐?’고 물어오는데, 소위‘스펙’좋은 심사위원이 선정한 작품이라 뭐라 할 수도 없어 난감할 때가 있다”며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 서양화를 공모해 선정되기도 하는데 작품성을 보고 선정했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 선정기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미술협회 관계자는“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선정하는데 지역 미술협회가 심사위원에서 빠져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지역 작가들을 잘 아는 사람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라고 말해 심사위원 구성에 대한 온도차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또“매년 작품을 구입하면 작품 수는 늘어날 것이고, 전시공간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구입한 작품을 보관할 마땅한 수장고도 없기 때문에 단순히 작품을 사주기 보다는 배고픈 전업작가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개인전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시는 작품을 기부 받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작품공모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200만원에 판매한 김모 씨는“사주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그 돈으로 물감도 사고 전시회 준비에 필요한 액자 등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에 걸려 있으면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자긍심도 높아지고 동기부여가 된다. 그러나 전시되지 못하는 일부 작품들은 별도의 상설전시공간을 확보해 빛을 보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수의 지역예술인들은“작품구입 사업은 문화예술을 진흥한다는 취지로 하는 것이니 기왕 쓰는 예산이라면 ‘돈 값’을 해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같이하고 있다.

지역예술인들은 △전업작가들을 위한 창작 레지던스 공간 마련 △작가 역량강화를 위한 전시회 지원 △구입 작품 상설전시공간 마련 및 효율적인 작품 관리 △지역예술인 작품 공평 구매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yskim096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