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꿈나무 열네살 박건희,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에서 ‘금상’수상
발레 꿈나무 열네살 박건희,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에서 ‘금상’수상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07.13 19:21
  • 호수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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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50만원 복지재단에 기부한 따뜻한 소년‘주연 무용수’가 꿈

박건희 군(마동중 1)이‘2018 제11회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에서 프리주니어 부문 금상을 수상하고 받은 상금 50만원을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에 기부해 화제다.

한국발레재단(이사장 박재근)이 주최하고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조직위원회(KIBC)가 주관한 대회는 지난달 27일부터 5일간 서울 상명아트센터 대극장 계당홀에서 22개국 167팀이 참가, 열띤 발레 경연을 펼쳤다.

 

△ 4학년 때 발레 시작…

    발레리나였던 엄마가 선생님

 

박건희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발레를 시작했다. 아들을 훌륭한 발레리노로 키우길 원했던 건희 부모는 좋은 스승 아래서 배울 수 있도록 하숙까지 시켜가며 광주에서 지내게 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지내며 고된 연습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건희에게 힘든 일이었고, 아들을 안쓰러워 한 엄마 조나경 씨는 건희를 다시 데리고 와 직접 발레를 지도했다.

조나경 씨는 광주시립발레단 소속 발레리나였다. 건희의 이번 국제발레콩쿠르 금상 수상은 건희와 엄마가 함께 노력한 결과다.

키156cm와 몸무게 36kg, 그리고 작은 얼굴, 다리길이, 발끝모양, 상체모양 등 건희는 발레를 하기 위한 최적의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 처음에 좋아하지 않던 발레를 시작하게 된 것도 신체조건이 좋아서였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 열네살, 건희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아빠 박정교 씨가 아들을 위해 꾸며 준 연습실로 달려온다.

건희 아빠 박정교 씨도 엄마 조나경 씨와 함께 광주시립발레단에서 활동한 발레리노다.

발목과 무릎부상이 잦은 발레는 연습실 환경부터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아빠 박정교씨가 탄성매트 위에 고무매트를 깔아 직접 꾸며 준 오로지 건희 만을 위한 안전한 연습실이다.

친구 좋아하고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사춘기 소년 건희, 연습실에서 만난 건희는 아킬레스건이 불편하다더니 연습하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트레칭은 필수, 엄마와 함께 스트레칭을 마친 건희가 봉 앞에 섰고 엄마가 먼저 보여 준 동작을 외우더니 금새 몰입한다.

 

△ 아직은 발레리노가 꿈…

     발전가능성 본 베를린 내셔널 발레학교 장학생 발탁

 

엄마 아빠가 바라는 건희의 미래 모습은 주연무용수다. 쉽지 않은‘발레’의 길에 들어 선 건희의 꿈도 그럴까?

“아직은 발레리노예요”

‘아직은’이라는 단서를 붙이는 것을 보니 꿈은 바뀔 수도 있다는 말로 들린다.

엄마 조나경 씨는“5위안에 들면 뭐 사줄거냐 하던 건희가 1등을 했다. 발레 엘리트 코스를 밟는 유명 예술중학교 또래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뤄서 좋은 결과를 얻어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자랑했다.

건희는 이번 대회에서 1등을 해서 베를린 국립발레학교 장학생으로 발탁됐고 가을에 독일을 갈 예정이다. 엄마 조나경 씨는“아직 시작단계라 잘하지는 않지만 발전 가능성을 본 선생님들이 건희를 눈여겨 본 것 같다”고 기뻐했다.

대회에서 금메달을 받은 발레꿈나무이지만 건희도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오는 날은 연습이 싫다고 한다.

평일에는 7시부터 9시까지 매일 두 시간, 방학기간에는 하루 5시간 맹연습을 한다.

좋은 선생님 아래에서 훌륭한 발레리노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욕심보다 엄마와 떨어져 외로워 할 건희를 생각하는 엄마 조나경 씨는 건희에게 좋은 선생님이다.                                   

김영신 기자

yskim096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