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서측배후단지 154kv 전력공급시설 설치 사업’을 위한 관계기관 협약이 지난 4월 12일 맺어졌지만, 이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사업비 50%인 275억원을 분담해야 하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변전소 위치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설비계획 확정, 지중화 심의의결절차, 공사기간 단축 심의 등을 이유로 사업 승인을 미루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한전의 태도에 광양시는 내년도 국비 요구액 66억원 확보 불확실 우려로 초조해 하고 있다.

특히 배후단지 내에 변전소가 설치되면 그동안 물류업 위주의 기업 유치에서 경제파급효과가 큰 제조업 유치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광양시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제조기업을 배후단지에 유치해 이뤄지는 투자가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구축, 세금 수익 등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광양시로서는 조속한 추진이 절실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나가 백운변전소에서 배후단지까지 7.5km 구간을 지중화 선로로 시공하게 되면, 자연경관 훼손 및 환경 파괴도 막을 수 있는 1석3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가 추진해 온 154kv 전력공급시설 설치 사업은 기존 성황변전소에서 광양항 배후단지에 공급되던 전력이 전압 22.9kv에서 154kv로 크게 개선됨과 동시에 수요전력도 53MW에서 171MW로 3배 이상 늘어나게 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도 한전 측이 협약 체결 이후 마땅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 입장에서는 2018년 국비로 확보한 설계비 5억7200만원을 집행하지 못할 경우 내년도 요구액 66억원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이에 시는 한전 측에 공문을 보내 154kv 전력공급시설 설치 사업에 대한 앞으로의 추진 계획 등에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당초 동측배후단지 내였던 변전소 위치에 대해 한전측 요청으로 인해 서측으로 변경했다”며“광양항에서 백운변전소까지의 지중화선로 작업은 별다른 문제가 되질 않으나 율촌까지 연결하는 한전 자체 사업과 맞물려 전체적인 관점으로 검토를 하다보니 승인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승인이 미뤄져 공사 발주가 늦어지면 내년도 국비 66억원 확보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며“한전측에 공문을 발송해 이후 사업 추진 계획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한전 측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검토와 심의절차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사항”이라며“광양항 변전소 건설 필요성은 적극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달말 변전소 계통연계를 위한 심의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 후, 광양시와 공사비 분담을 위한 지중화 협약체결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편 154kv 전력공급시설 설치사업은 총 사업비 550억원 규모로 지난 2월 6일 광양시,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전라남도, 여수광양항만공사,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건설지사 등 5개 기관이 지중화사업 추진 협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4월 12일에는 광양시, 전라남도,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여수광양항만공사 등 4개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154kv 전력공급시설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별로 △한전 50%(275억) △해수부 25%(137억5000만) △항만공사 15%(82억5000만) △전남도 5%(27억5000만) △광양시 5%(27억5000만)의 사업비를 분담해 광양시 백운변전소에서 서측배후단지까지 지중화선로 7.5km와 2000㎡ 규모의 변전소 1식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정교 수습기자 / shado262@gy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