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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18.08.31 17:59
  • 호수 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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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 광양상공회의소 사무국장

포스코와 광양, 새로운 관계맺기 딱 좋은 때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민주화의 함성과 열기가 용광로처럼 뜨거워지고 있던 1987년의 4월, 광양에서는 또 하나의 역사가 쓰여지고 있었다. 광양제철소에서 첫 쇳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로 31년 째, 한 세대가 지났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제철보국의 일념으로 산업의 쌀인 좋은 철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나라사랑이셨던 포스코 창립요원 서른네 분 중 스무 분이 작고하셨다. 갓난아이는 30대 청년이 되었고, 이십대 청년은 오십대가 되었으며, 오십 중반의 우리네 어머니들은 90세를 앞두고 있다.

제철선진국의 기술과 인력을 수입하고 배움에서 출발했던 대한민국의 포스코는 세계 제일 제철강국이 되었고, 광양은 전국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작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며, 전남 22개 시군 중에서 유일하게 소멸위험이 적은 도시로 나타나고 있다. 말 그대로 상전벽해의 광양 30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함께였다. 그리고 포스코는 어느새 50세 지천명의 나이가 되었으며, 건강한 100세를 향한 미래 50년의 첫 걸음을 앞두고 또 한번의 커다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정우 7대 신임회장은 취임사에서 첫째,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해 수익창출 이상의 역할과 기대가 요구되고 있다고 전제하며, 포스코가 지금까지‘제철보국’의 신념으로 국민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경제적 성과와 공존과 공생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하는 새로운 성장방식의 전환점에 서 있음을 선언하였다. 더불어 발전하는 포스코, With Posco 라는 새로운 경영비전에 희망을 제시했다.

둘째, 사회와 함께하는 포스코가 되고자 사회공헌활동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약속이다. 교육, 환경, 저출산 등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가치있는 공헌활동, 포항과 광양지역사회에 신성장산업 생태계 조성과 1조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경제활성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최정우 포스코 신임회장의 취임사는 포스코와 광양의 공존과 공생에 중요한 원칙을 제시한 것이고, 포스코 러브레터는 취임 100일을 맞아 밝힐 구체적 개혁과제 선정을 위한 소통의 창구인 것이다. 이러한 때, 광양과 포스코의 공존과 공생을 위한 개혁과제를 모아서 러브레터 쓰기에 힘써야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난 6월 지방선거 때부터 쟁점이 됐던 사안들에만 매달려서는 안 될 것이다.

돌아다보면 30년 공동운명체로 살아오는 동안 일부 아픈 상처도 있었다. 포스코는 한때 국영기업이라 했던 적이 있었다. 어느 때는 글로벌 기업이라 글로벌 기준에 부합해야한다 했었다. 어떤 때는 주주이익 우선이라 했었다. 이 말들이 지역사회와 공존, 공생이라는 사회적 가치보다 효율과 수익만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신임회장의 취임사와 러브레터는 이런 일부의 평가까지도 살핀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지난 일에 대한 불신과 오해로 지금 해야 할 일을 놓쳐서는 안 될 때다.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포스코와 전남 제1의 기업도시를 꿈꾸는 광양이 새로운 관계와 길을 만들어 가기에 딱 좋은 시기다. 기업과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자. 러브레터 쓰기에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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