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귀농 일기<9> 이우식 시민기자
천방지축 귀농 일기<9> 이우식 시민기자
  • 광양뉴스
  • 승인 2018.08.31 18:04
  • 호수 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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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동 감 박피기'를 구입한 기쁨

감 수확 시기가 다가온다. 매년 새벽 3~4시 까지 감을 깎았다.

낮에는 감을 따서 택배 작업 하고 밤 새워 감말랭이를 깎다 보면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손이 부어올랐었는데, 금년부터는 그런 고생에서 벗어나게 생겼다.

자동 박피기 5분의1 가격으로‘반자동 감 박피기’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매년 농기구 구입비용으로 농작물로 얻은 수익의 대부분이 지출 되고 있다.

꽤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꼭 필요 한 건 사야한다.

농기구 임대 사업장에서 적은 돈으로  빌려 쓰기도 하지만 그곳에 없는 농기구와 자주 쓰는 농기구는 집에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구입한 감 박피기는 감 농가에서는 꼭 있어야 하는 필수 기계가 되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대봉감과 단감은 생과 판매가 어렵지 않지만 둥시(곶감용 감)는 생과로 팔기가 어렵다.

곶감으로 유명한 상주와 산청군 곶감 업자들이 구입해 가긴 했지만 예년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팔수가 없게 되었다.

수확 시기에 홍수 출하를 하다 보면 공판장 경매 가격이 형편없다.

생과를 보관 했다가 농한기에 감말랭이로 만들어 팔면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기 때문에 감 박피기가 있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감 말랭이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농가마다 감을 깎기 시작 했다.

영세 농가의 대부분이 감자칼로 밤새워 감 껍질을 벗기고 있다.

자동 박피기를 보조 사업으로 구입 할 수도 있지만 자부담 250만원은 농촌에서 큰 돈이다.

이번에 우리 집에 온‘반자동 감 박피기’구입 가격은 90만원이다.

몇 년을 망설이다 큰 돈(?)을 들였지만 힘 들이지 않고 감말랭이를 만들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감 수확이 기다려진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