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폐교위기 여파… 덕례리 일대 상가경제‘휘청’
대학 폐교위기 여파… 덕례리 일대 상가경제‘휘청’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8.09.14 16:51
  • 호수 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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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중 학생 의존 비율 7~80%… 원룸 3/2 이상 공실‘비상’
덕례리 업주들“해마다 매출 반토막… 투자비용 회수 못할 듯”
광양보건대학교 전경.

광양보건대와 한려대 등 지역대학이 정부의 전면 지원제한 결정에 따라 폐교 위기에 내몰리며, 그 여파가 덕례리 일대 상가경제를 심각하게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원룸·음식업·주류업 등 덕례리 일대 상가들은 매출의 7~80% 정도를 인근에 위치한 두 대학 학생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만큼 피해는 점차 늘어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주들은 지역경제 회생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아 허탈하고 막막하다는 심경이라고 밝혔다.

덕례리에서 수년간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 한 건물주는“연속된 학생수 감축으로 인해 방이 비어 있는 곳이 많다”며 “같은 상황의 원룸들이 늘어가기 때문에 그나마 있는 학생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원룸 몇 곳을 돌아본 결과 현재 덕례리 일대는 건물 내 3분의 2 이상 공실인 원룸이 여러 곳인 상태로 방이 전부 임대된 건물은 찾아볼 수 없어 심각한 상황이었다. 또한 이중 일부는 월세·전세 등 임대료 수입이 현저히 줄어들어 건물 유지관리도 벅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원룸 뿐 아니라 인근 커피숍, 식당 등도 마찬가지다.

한 커피숍 업주는“학생들의 공부방으로 자주 애용되는데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손님수가 줄어들고 있다”며“건물이 가족 소유라 그나마 나은 형편이지만 임대로 운영하는 업주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업주는“인테리어나 임대비용 등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할 것 같다”며“투자대비 매월 손해를 보고 있지만 인수하려는 사람도 나타나지 않아 사업을 정리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재작년 하루 매출이 30만원이었다면 지난해는 20만원 현재는 10만원도 벌지 못한다”며“해마다 매출이 반토막 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덕배 덕례리 청년회장은 “두 대학 학생 정원 감축과 관련해 덕례리 일대 경제는 파산 상태나 다름없다”며“하지만 시민들이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냐”고 답답해했다. 또한“보건대 같은 경우 그동안 자구노력으로 정상화 의지를 보여 왔으면 결과는 달랐을지 모르는 일”이라며“시민포럼 등 대처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악화일로라 허탈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업주들의 여건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인 만큼 지역과 행정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명환 덕례발전협의회장은“분명 덕례리 일대 상가경제는 피해가 막심한 상태고 내년에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이럴 때 일수록 행정과 시민들이 나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식 보건대정상화 시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은“인근 순천은 순천대의 평가 결과에 따라 5년간 해마다 10억을 지원하기로 했다”며“장기적인 관점에서 광양시도 재단 설립 등을 통해 보건대를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광양보건대와 한려대는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2018 대학 기본역량 진단’결과에 따라 재정지원제한대학 II유형으로 분류됐다.

두 대학은 지난해 9월 있었던 1단계 진단에 이어 연속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분류됨에 따라 정원감축(일반대 35%·전문대 30%)을 권고받고, 정부 재정지원 전면 제한과 신·편입생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정교 수습기자

shado262@gy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