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는 갈수록 느는데…이장수당 14년째‘월 20만원’
업무는 갈수록 느는데…이장수당 14년째‘월 20만원’
  • 이정교 수습기자
  • 승인 2018.09.20 18:21
  • 호수 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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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이•통장“물가 오르고 업무 늘어도 수당 그대로…힘들다”
市“정부 기준 따라야해, 자체인상 어려워…행안부 건의 예정”

광양지역 이·통장들이 행정안전부의 ‘지자체 예산 편성 운영 기준 및 기금운용계획 수립 기준’에 따라 지난 2004년 월 20만원으로 이장수당이 인상된 이후 14년째 동결돼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한 해 평균 2.8%로 총 36.4%가 인상된 만큼 최소한의 실비조차 제대로 보상해주지 못하고 있어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나가 추가적으로 회당 2만원의 회의수당(월 최대 2회)과 연 최대 200%의 상여금이 명절기간 지급되지만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내 한 이장은“말이 준공무원이지 허울만 좋다”며“시는 이장수당이 인상되지 않고 있는 것은 행안부 기준 때문이라고만 하면서 처우개선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이장수당과 회의수당을 제외한 광양시 이·통장 처우에 대해 살펴보면, 시는 이·통장 사기진작 관련 조례에 따라 △선진지 견학(연1회) △이·통장 한마음체육대회(연1회) △이·통장단 상해보험 일괄 가입 △자녀 장학금 지급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자녀 장학금의 경우 한 해 예산이 총 3000만원으로 지난 1학기 동안 23명의 이·통장 자녀들에게 1200여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2학기 장학금은 현재 신청 접수를 받고 있지만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 내 이·통장 수가 이장 203명, 통장 128명으로 총 328명인 것을 감안하면 23명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실질적인 혜택이 될 수 없다는 평이다.

이처럼 자녀장학금 지원 혜택을 받는 인원이 적은 이유는 장학금 중복지원 불가와 고등학생 한정이라는 일부 조건이 있기 때문인데, 이·통장 대부분이 6~70대의 고령이고 자녀들 역시 고등학생이 아닌 경우가 많아 조건에 해당하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이·통장 처우의 개선을 위해 지난 3월 송재천 당시 광양시의장은‘제230회 전남 시·군의회 의장회의’에서 이장수당 처우개선 촉구 건의문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송 의장은“수당 동결로 인해 이·통장의 사기저하는 물론 주민들에 대한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며“이·통장의 처우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지자체가 각 지역별 특성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해마다 이·통장의 이장수당에 대한 고충을 접하고 있지만 행안부 기준을 넘어서 지자체가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지속된 민원을 토대로 하반기 전남도 시장·군수 협의회 때 다른 지자체와 협의해 관련 사항을 행안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재 이·통장의 업무는 갈수록 늘어나고,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이유로 나이 많은 이·통장들의 어려움도 커졌다. 때문에 몇몇 지자체에서는 이·통장직이 공석인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여러 지자체에서 이·통장의 처우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정부도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이·통장은 행정의 최일선에서 읍면동 행정을 보조하고 마을의 대표자로서 주민의견을 수렴해 행정기관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주로 한다.

이외에도 마을 안의 갈등이나 분쟁을 조정하고 마을 내 고령자들의 안부를 묻거나 각종 마을행사 운영, 주민등록 일제조사, 마을사업 공모는 물론 농사기간 퇴비 일괄 지급 등 업무가 끝이 없다. 이런 이유로 이·통장을‘준 공무원’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이정교 수습기자

shado262@gy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