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민노총, 교섭권 두고‘세력 확장’본격화 예고
한노총-민노총, 교섭권 두고‘세력 확장’본격화 예고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8.10.05 19:18
  • 호수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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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제철소 1문 인근, 노조가입권유 플랭카드 게첨 등‘경쟁’

민노총 긴급기자회견…포스코와 민주노총 노사 대립‘격화’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한국노총 포스코 노동조합 재건 추진위원회가 지난달 17일 동시 출범하며, 포스코를 두고 양대 노총의 본격적인 세력 확장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양대 노총 모두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 인근에 노조 가입 권유 현수막을 경쟁적으로 게첨하는 등, 지난 50년간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던 포스코를 강력 규탄하고 나서며 노조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포스코 직원수가 1만7000여명에 달하고, 복수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가입 조합원수로 결정되는 교섭권 등, 향후 포스코와의 노사관계에 있어 양대 노총이 서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지난달 16일 비공개 총회를 열어 임원진을 선출하고, 다음날인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노조 출범을 공식화 했다. 지역에서는 지난달 19일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출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국노총의 움직임도 곧바로 이어졌다. 한국노총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출범과 같은 날,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포스코 노동조합 재건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재건추진위는 그동안 명맥만 유지해왔던 포스코 노동조합 집행부를 총사퇴시키고, 금속노동조합연맹과 함께 포스코 노동조합 정상화를 위한 비대위를 꾸려 새로운 노조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추진위는 지난 50년간의 사실상 무노조 경영으로 인한 썩은 사슬을 완전히 끊고, 그동안 빼앗긴 노동3권의 권리를 되찾는 것은 물론 정경유착에 의한 부실경영을 끝내기 위해 투쟁성을 기반한 신뢰받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양대 노총의 이러한 세력 확장 전쟁은 차후 조직의 영향력에도 상당한 여파를 끼칠 것으로 예상돼 지금의 경쟁적인 움직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지난달 27일 광양제철소본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노조파괴와 와해를 위한 공작을 펼쳤다며 강력 규탄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전남지부, 포스코지회, 광양시민단체연대회의, 지역 노동단체 대표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지난 9월 23일 포스코 포항 인재교육원에서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작동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며“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를 와해시키려는 포스코를 강력히 규탄한다. 노동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모두발언에 나선 윤부식 민주노총전남지역본부장은“포스코는 이전에도 노동 탄압으로 노조를 깬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게 더욱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현재 포스코지회는 1문 앞에서 출퇴근 노동자들을 만나 가입원서를 받고 있고, 내외로 큰 힘이 모이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노조를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