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교육재단 산하 사립학교, 공립 추진에 ‘금호동 술렁’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사립학교, 공립 추진에 ‘금호동 술렁’
  • 김호 기자
  • 승인 2018.10.12 18:34
  • 호수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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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단지 유·초·중 5개교, 3년 내 공교육 전환 예정
재단 측“고교에 집중 투자해 경쟁력 강화시키겠다”
교육청 승인, 교사·학부모 동의…넘어야 할 산 많아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유·초·중 사립학교가 공립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금호동 제철단지가 술렁이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3년 후인 2021학년도를 목표로 해당 사립학교들을 공립학교로 전환시키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재단 산하 사립학교는 포항시와 광양시, 인천광역시 등 3개 도시 12개 학교다.

포항시에는 유치원 1개교,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1개교, 고등학교 2개교 등 6개 학교가 있으며, 광양시에는 유치원 1개교,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1개교, 고등학교 1개교 등 5개 학교가 있고, 인천시에는 고등학교 1개교가 있다.

재단은 이중 고등학교 4곳을 제외한 유·초·중학교 8개교에 대해 공립학교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재단 관계자는“초·중학교의 경우 의무교육이고 사립과의 교육수준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공립에 위탁해도 된다고 판단했다”며“초·중학교에 투입됐던 예산을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학교에 집중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게 추진 배경”이라고 밝혔다.

이어“통상적으로 다른 사립학교의 공립학교 전환 사례를 보면 최소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지금은 구체적인 실행단계가 아닌 검토 단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단의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공립화 전환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교육청의 승인 여부와 기존 사립학교 구성원, 즉 교사 및 교직원과 학부모들의 동의, 교육을 통한 사회공헌 축소 우려 해소 등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산하 기관 직원과 교사 등으로 구성된 전담추진반을 꾸려 교육청과의 행정적 협의나 지역사회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설명회 및 의견 수렴을 추진할 계획”이라며“이를 통해 공립화 전환에 대한 현실성과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재단 차원에서는 큰 틀에서 공립 전환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같은 공립화 추진 소식에 재단이 운영 중인 유치원과 광양제철초, 광양제철남초, 광양제철중이 있는 금호동 제철단지 내 교사 및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은 미묘한 입장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중 교사 및 직원들과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공립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인 반면, 중학교 학부모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공립 전환이 될 경우 공립학교 교사로 신분이 바뀌게 되는 교사와 교직원들의 반대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학교 교사는 공립학교와 달리 근무지 순환 없이 한 학교에서 정년을 맞이할 수 있고, 고용 형태 또한 사립과 공립이 달라 직원 감축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금호동 다수의 학부모에 따르면“교사들이 매스컴에서도 인정할 만큼 그동안 열심히 해서 나름 학교를 키워놨는데 공립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며“더불어 초등생 학부모들도 사립학교이고 교사들도 열심히 해 일부러 외부에서도 들어오는데 공립이 되면 그런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반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반면 고교진학을 앞둔 중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의 경우 교사들의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공립 전환 추진을 반기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