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대학 협력, 이제는 필수다<2>
지역과 대학 협력, 이제는 필수다<2>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8.10.12 18:42
  • 호수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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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추진센터 내부.

‘대학-지자체-주민’삼위일체 침체된 상가에 ‘생기’불어 넣는다

고려대·숙명여대, 캠퍼스타운 사업…상인들“청년들 덕택에 활기”

고려대, 안암동에

청년창업 스튜디오 조성

 

서울시는 서울에 있는 52개 대학과 캠퍼스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고려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다.

성북구 안암동에 있는 고려대는 안암동 캠퍼스타운 추진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고 있고, 용산구에 있는 숙명여대는 인근 용문전통시장과 용산전자상가 상인들과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시재생은 물론, 청년 취업, 시장 경쟁력 향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추진센터는 학교 주변 안암동에 청년사업 스튜디오인‘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 8개를 조성했다.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추진센터는 안암동 5가 일대로 고려대학교 안암 캠퍼스 64만m²와 6호선 안암역을 중심으로 개운사길과 참살이길 인근 18만m² 규모로 총 면적은 89만m² 정도 된다.

안암동은 2016년 9월 서울시장과 고려대 총장, 성북구청장이‘안암동 캠퍼스타운 시범사업 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와 성북구, 고려대가 설립한‘캠퍼스타운 지원센터’는 센터장 1명과 사무국장 1명, 분야별 활동가 2명, 고려대 교직원 1명 등 5명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캠퍼스타운 추진센터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지자체는 행정지원을 맡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내에 있는 캠퍼스타운 추진센터와 성북구 도시재생디자인과에 있는 캠퍼스타운조성 TF팀이 이를 맡고 있는데 이들 행정 기관은 지원센터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대학은 사업에 대한 자문과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을 비롯한 관련부서와 법학전문대학원, 경영학과 등은 사업체가 필요할 때마다 자문·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안암동 인근 주민들은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암 상인회와 상가번영회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사업단에서 추진 중인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해 상생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대학과 행정당국, 지역이 연결고리를 형성함으로써 활발한 협력 체계를 갖추도록 한 것이다.

김동현 안암동 캠퍼스타운 추진센터 사무국장은“안암동은‘서울시 캠퍼스타운 1호’로 청년일자리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청년창업 특화지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의 풍부한 연구진과 교육 자원을 발판삼아 첨단기술 기반으로 청년이 창의적인 활동을 지속 가능하게 영위할 수 있는 대학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안암동 캠퍼스타운 추진센터는 무엇보다 지속가능한‘창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청년창업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 대학을 졸업한 인력들이 지역에 머물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지역으로서는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센터는 청년 인력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암동에 창업 공간을 활성화하고 그곳에서 경제적 성과를 이뤄내는 생태계를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안암동은 오는 2020년까지 총 사업비 100억원을 투자해 시범사업을 추진하는데 지난해 청년창업 스튜디오 8개소를 조성했다.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청년 창업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팀별로 300만원의 창업 활동비가 지원된다. 창업실무교육으로는 회계법, 특허전략, 기업투자과정 설명 등 전문교수 강의를 통해 창업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실전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사업 3년 만에 조금씩 성과 나타나

 

안암동 캠퍼스타운 추진센터는 이를 바탕으로 캠퍼스타운 인근에 창업스튜디오인‘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7곳과 카페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비는 고려대가 임차 보증금을, 서울시가 임차료를 부담했고 주택형, 사무형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됐다. 입주자들에게는 △책상·의자 등 사무집기 및 PC·복합기 등 사무기기 △최소 300만원 창업 활동비 △3개 교육 프로그램 1년간 무상 제공 등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이곳에 예산 31억원을 지원하며 관심을 가졌는데 효과는 조금씩 눈에 띄고 있다.‘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를 통해 특허출원 9건, 상표등록 8건, 시제품 제작 등 23건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청년들이 제작한 제품 중에는 올해 싱가포르 K스타트업 아시아 어워드 대상 수상작도 있는가 하면 포브스 선정, 아시아 영향력 리더 30인에 선정된 청년도 탄생하는 등 쏠쏠한 성과를 맛보기도 했다. 이곳에 입주한 15개 팀은 반년 만에 3억8500만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실질적인 경제효과도 발생했다.

창업경진대회에서 안암동 캠퍼스타운 추진센터는 △종이로만 만든 움직이는 로봇인‘메카닉 페이퍼 토이’△대학가 쉐어하우스 운영 △터치스크린 기반 진동점자시스템 등 3개 프로그램이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학과 지역 협력사업도 활발하다. 고려대는 지역 연계수업을 정규수업 과정에 포함시켜 11개 학과 11개 교과목에 263명이 수강하고 있다. 주민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타운 아카데미 강좌도 개설했으며 학생 서포터즈 활용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 하고 있다. 또한 대학 연계 캠퍼스 타운 축제를 개최하는 등 지역과 대학의 상생 협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김동현 센터 사무국장은“대학과 지역의 협력관계를 통해 도시재생의 동력을 마련하고 산학연의 지역기반을 지역과 함께 마련하고 있다”면서“이를 통해 일자리와 지역경제, 살기좋은 문화의 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안암로터리~개운사 입구 약 500m 구간(참살이길)을‘스마트 스트리트’로 탈바꿈시킬 방침이다. 참살이길 스마트 스트리트는 사물인터넷(IoT)과 연계한 쓰레기통, 가로등, 벤치 등을 설치할 계획인데 성북구는 다양한 문화 활동 공간 마련으로 청년과 주민, 새로운 인구 유입을 유도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김동현 사무국장은“주민 참여를 유도할 다양한 행사와 대학 연계 수업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며 “안암동과 함께 하는 각종 축제와 대학과 지역 연계수업 대상 확대 등 대학과 지역 주민, 지자체가 협력해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캠퍼스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용문전통시장.

숙명여대-용문전통시장‘상생·협력’

 

용산구에 있는 숙명여대는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인근 시장 상인들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숙명여대 캠퍼스타운 사업단(단장 설원식 교수)는 전통과 문화로 미래를 창조하는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청년창업을 핵심으로 한 지역활성화 도모와 청년활동 종합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숙명여대 캠퍼스타운은 학생들을 활용해 대학 주변에 있는 용문전통시장 재생 모델을 수립하고 지역

숙명여대 학생들의 용문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아이디어.

에서 창업의 꿈을 키우는 청년 일자리 인프라 조성 및 문화특성화를 통한 도심 재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2017년 5월 사업단을 발족했는데 대학은 우수 연구소와 연구센터 및 산학협력중점 교수를 집중배치, 캠퍼스타운 내 대학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용산구는 행정지원을, 용문전통시장 상인회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대학과 지자체와 다양한 의견 교환을 통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설원식 단장은“숙명여대 캠퍼스타운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용산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용산은 산업, 역사와 전통, 교통, 문화예술 등 다양한 잠재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문전통시장은 1965년 개장했다. 숙명여대는 용문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캠퍼스타운사업 프로그램형 1단계를 수행하고 있다. 사업단은 우선 용문전통시장의 주요문제점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용문시장이 고유의 특화상품 및 콘텐츠가 부족하고 상권개발 및 관광객 유입에 대한 상인의 대응전략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단장은“이런 문제는 앞으로 시장 방문 고객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잠재적 구매고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일부 상가의 쇠퇴로 인한 시장 활기 저하도 시장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다”고 밝혔다.

사업단은 용문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 가용자원 파악에 나섰다. 우선 학생공모전을 통해 시장 활성화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교수진의 전문 지식과 역량을 활용하기로 했다. 교과/비교과 프로그램, 지역연계형 교과목 운영을 통한 아이디어와 실행계획도 찾고 학교 내 숙명아카데미, 한국음식연구원 등 유관기관도 활용하기로 했다.

이런 노력 끝에 용문시장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용문시장 소식지‘용용산문’을 발행하고 SNS를 통한 마케팅도 강화했다. 학생들은 시장 브랜드와 보드디자인, 명함, 홍보물 등 시장고유 제품 제작도 나서 용문시장 상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설 단장은“상인들에게 기본적인 중국어를 가르치고 용문상인대학을 개설한 것을 비롯해 퓨퓨, 새내기 장사꾼 등 청년 창업도 추진하면서 용문전통시장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 활성화 추진

 

숙명여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은 앞으로 용산전자상가 재상에 참여할 계획이다. 사업단은 학생들의 지역 상권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 지역활성화 아이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용산전자상가 상인대학과 상인중국어 프로그램을 개발, 상인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설원식 단장은“학생들은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학교는 필요한 어학교육을 상인들에게 제공, 학생과 상인들이 윈윈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숙명여대가 보유한 다양한 기술을 용산전자상가에 접목, 교수·실험실·학생 창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며“평화의 공원을 중심으로 걷고 싶은 용산의 길을 개발하고, 문화예술공연도 펼치는 등 용산전자상가 주변에 문화와 예술이 함께 발전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