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이정운
詩. 이정운
•시인, 울림 동인
•광양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오래 전에 보낸 편지가 되돌아 왔다
‘수취인 불명’ 빨간 우체국도장 찍힌 채로
세월이 갈수록 그리운 사람의 모습은 희미해지는데
왜 그들과 함께 보냈던 순간들은 오히려 새로워지는지
젊은 날의 치기와 격정을 넘긴 기나긴 겨울
잿빛 바다에 어지럽게 투신하는 눈보라를 맞으며
소주 잔 속에 빠져죽은 초승달을 건져내던 포구의 밤
그 때 함께 있었던 그들은
지금 어느 길목에서 누구의 남편과 아내가 되어 있을까
이 밤, 단풍 한 잎 밝기만한 등불을 켜고
야윈 바람결에 부치는 늦가을 나의 편지는
항상 수취인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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