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발전기 같은 삶을 위하여
<교육칼럼> 발전기 같은 삶을 위하여
  • 광양뉴스
  • 승인 2018.10.26 15:19
  • 호수 78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섭(교육칼럼니스트)
김광섭(교육칼럼니스트)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있고, 힘이 빠져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는 냄새를 풍기는 사람도 있다. 인상만 보아도 금방 현재를 읽을 수 있다는 게 관상학의 기초이다. 짧은 순간에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이미지로 각인된다.

“넌 누구냐?”이는 영화‘올드보이’에 나오는 대사가 아니다. 필자가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가끔 던지는 질문 중 하나이다. 학생이니 당연히 명찰을 달고 있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받으니 내놓는 답이 늘 그렇다. 1학년 0반 000이다. 회사원에게 물으면“예. 00케미칼 황당해 팀장입니다”일 것이다. 그런 대답을 들으려 묻는 것이 아니다.“글자는 읽을 줄 압니다. 명찰에 그렇게 쓰여 있네요. 그건 그렇고 당신은 누구인가?”를 묻는 것이다. 근무처와 이름을 빼고 당신이 누군지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이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삶의 길도 아주 다양해졌다. 누군가가‘이것이 더 나은 길이다’고 말한다고 우르르 몰려가는 그런 변화는 곤란하다. 사회 명사나 세속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몇 마디 개선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자기 삶의 해답으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내면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대체로 그런 변화는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법용이거나 주장하는 그 사람에게만 맞는 것일 수 있다. 나에게 딱 맞는 변화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가 인터뷰에서 “경쟁자와 10퍼센트만 달라도 매출은 9배가 달라진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남들과 같아지려고 한다. 저 사람이 했으니 우리도 하자. 그래서는 자기만의 색깔을 못 만드는 것이다.

때로는 현재의 삶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의 내 인생은 좀 질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결단하는 단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결심은 필요 조건일 뿐이다. 내 삶 속 깊숙이 하나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그게 충분조건이 된다 혹자들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 숨도 쉴 수 없는데 무슨 공부냐고. 그런 분들을 위해 미국의 유명한 부흥 전도사였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전한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오늘 당장 해야 할 일은 눈앞에 펼쳐져 있는 숲의 엄청난 나무를 다 베는 것이다. 오늘 중에 다 해낼 수 있을지는 정말 의문이다. 너무 양이 많기 때문이다. 저걸 오늘 중에 다 베지 못하면 팀장에게 엄청나게 혼나게 생겼다. 더구나 나에게는 녹슨 도끼 한 자루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도끼날을 날카롭게 가는 일을 먼저 해야 할까? 아니면 나무 벨 시간도 부족한데 도끼날을 갈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투덜거리며 녹슨 도끼를 들고 나무를 찍어야 할까?”가운데 선택하는 길이다. 묻지 말고 먼저 도끼를 갈아야 한다. 그리고 나무를 베기 시작해야 한다. 도끼날이 다시 무디어지면 또 다시 시간을 내서 갈아서 베어야 한다. 특히 오늘날 같이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한 번 배워서 평생 써먹는 삶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우리는 건전지 같은 삶을 살지 말고 발전기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그나마 요즘 나오는 2차 전지는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예전의 건전지는 충전이 불가능하다. 한 번 구매한 후에 사용하면 할수록 보유한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방전이 되고 폐기물이 된다. 대학에서 공부한 것 하나로 평생을 써 먹으려는 것은 건전지와 같은 인생이다. 건전지가 아닌 발전기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물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