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잘 크고 있죠?”
“셋째요? 넷째요?”
“엥? 그 사이에 또 낳았어요?”
“네, 어찌 하다 보니 또 하나 더 낳았네요. 낳은 지 벌써 6개월 됐어요”
2년 전, 옥곡장에 들렀다가 다문화여성이 아이를 임신한 몸으로 호떡을 굽고 있기에 양해를 구하고 취재를 한 적이 있었다. 셋째를 가졌다고 했다. 이후 시장을 지날 때면 들러서 아는 척을 하고 호떡을 포장해오곤 했다.
지난달 29일, 옥곡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노래 봉사를 하는 김정천 씨의 요청으로 시장에 간 걸음에 들렀더니 그 사이 한 명 더 낳아서 잘 크고 있다면서 활짝 웃는 게 아닌가?
“잘했어요. 잘했어요. 사장님 애국자시네요”
“아이고 뭘요, 큰일났어요. 네 명 키우려면 호떡 더 많이 구워야 하는데...”
네 아이의 아빠가 된 다문화가정가장 박영희(47세)씨는 광양, 옥곡, 고흥 5일장을 돌며 찹쌀흑미호떡과 도넛, 꽈배기를 판다.
박 씨는 수년 동안 택배사업소를 운영했지만 노동의 강도에 비해 돈이 되지 않아 택배차를 개조해 5일장을 돌며 7년째 흑미씨앗호떡을 구웠고, 그동안 셋방살이를 벗어나 아파트도 한 채 장만 하는 등 가족을 잘 보살펴 왔다. 장날 길거리에서 먹는 별것 아닌 호떡이지만 박 씨는 자신이 만들어 파는 호떡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래서 장날마다 박 씨의 호떡집은 손님들이 줄을 선다. 많이 사면 몇 개 더 얹어주기도 하고‘목 몽친께 국물이랑 같이 드셔요’…인심도 후하다. 박영희 씨의‘호떡집에 불이나서’대박나기를 바라며 1만5000원어치 호떡을 포장해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