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행정으로 민심 잃은 경제청…‘시민과 소통 강화’필요
불통행정으로 민심 잃은 경제청…‘시민과 소통 강화’필요
  • 이정교 기자
  • 승인 2018.12.07 18:04
  • 호수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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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공장 반대여론‘완화’…민심 회복 등 과제 남았다
김갑섭 청장“앞으로 지역민에게 더 다가가는 행정 펼칠 것”

광양알루미늄공장의 세풍산단 입주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던 ‘환경오염 주장’과 관련해 경제청이‘문제가 없다’는 해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미세먼지는 일부 발생하겠지만 알려진 만큼의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보다는 경제청이 그동안 시민들과의 소통과정 없이 일방적 행정만 펼쳐온 것을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경제청은 지난 한주 간 △주민설명회 △시민사회단체간담회 △세풍주민간담회 △동종업계 방문 등 반대여론 달래기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알루미늄공장대책위는 주민설명회에 참석해‘알루미늄공장 반대’,‘미세먼지 아웃’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시위를 벌였다.

특히 환경단체는“경제청은 이번 알루미늄공장 유치 논란 이전부터 일방적인 성과주의 행정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더나가 김갑섭 청장이 설명회 중 소통부재를 시인하기보다, 잘못된 정보 탓으로만 돌리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백성호 광양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은“경제청은 계속해서 논란이 되는 시설들을 시민들 몰래 무차별하게 유치하고 있다”며“김 청장은 이런 상황에서 유감스럽다 할 것이 아니라 전임 청장이 해결하지 못했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다음 단계의 사업추진으로 넘어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박주식 참여연대 대표는“설명회가 2시간 정도 지났는데 결국 더 격앙된 분위기가 됐다”며“(주민과 소통하지 않는)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무엇을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안타깝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완 녹색연합 사무국장은 “현재 지역 내 어머니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주민들의 우려와 반대 요구가 높다는 것”이라면서“경제청은 앞으로 어떤 시설이 들어오던지 환경유해성 우려가 있으면 지역민과 먼저 의견을 나누고, 분명한 사실 자료를 제시해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그동안 경제청이 산단 개발명목으로 행정적·법적절차만 앞세워, 주민여론 수렴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해왔기 때문에 불신의 지경에 다다른 것”이라며“결국 아무리 환경적 피해가 없다 말해도 누구도 쉽게 믿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앞으로 광양알루미늄공장 입주 추진과정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경오염은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광양알루미늄 공장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닌 점과 전남권에 압연공장이 없는 점을 포함해, 전문적인 검토나 분석으로 유해성을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못했던 만큼 경제청의 해명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환경단체는 경제청의 발표와 달리 지역의 고용창출 효과가 미미하거나 환경적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법적인 근거 마련과 제도적 장치를 경제청에 요구한 상태다.

김갑섭 청장은“경제청에 대한 지역민의 불만은 많이 접해 알고 있다. 논란 해명 과정이 어려웠던 만큼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앞으로는 시민들에게 더 다가가는 행정을 펼쳐 소통은 물론 경제청의 존재가치도 스스로 증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비공개 진행에 대한 논란이 남았는데 타이밍을 놓친 것은 죄송하다. 건축허가가 들어오면 어떤 공정이 있는지, 총생산량이나 환경문제 등도 조금 더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시점을 미뤘던 것이 오해가 됐다”고 해명했다.

또한“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제청의 행정패턴을 바꿔서 앞으로는 더 소통의 기회를 마련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대여론의 핵심이던 환경문제는 광양알루미늄공장에는 제련 및 정련 공정이 없고, 압연과 압출 공정만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생산 공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도 전기와 천연가스(LNG)를 주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광양알루미늄공장 추진은 경제청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일단 고비는 넘겼다는 평가다. 이후 몇몇 상공인단체는 찬성 현수막을 거는 등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상황이다.

설명회에 외부 전문가로 참석한 윤우석 포항공대 교수“알루미늄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공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련 및 정련과정 이후 판재나 호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며“단순 압연공정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LNG로 인한 환경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2일부터‘중국 알루미늄공장,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서 이어지고 있는 알루미늄공장 세풍산단 입주 반대 청원은 지난 7일 기준, 서명 참여인원 20만명을 넘어섰다.

이정교 기자

shado262@gynet.co.kr